↑ 카카오 인증서 발급 첫 화면 |
기자가 직접 민간 인증서를 다운 받아보니 명성대로 인증 과정이 쉽고 간편해진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대형 은행 등 금융거래에서는 사용처가 제한적이어서 급할 때 한번 쓰고 지우는 일회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14일 국세청에 따르면 15일 개통되는 2020년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부터 카카오, 페이코, KB국민은행, 통신 3사 PASS, 삼성 PASS 등이 제공하는 민간인증서로도 자료를 조회하거나 부양가족의 자료제공 동의 신청·취소를 할 수 있다.
단 민간 인증서는 PC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 홈택스 앱인 '손택스'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도 이전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행정서비스 포털 '정부24'에서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 서비스를 받을 때에도 민간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 통신 3사 PASS의 인증서를 직접 발급받아 봤다. 두 인증서는 발급건수가 2000만건을 넘긴, 민간 인증서 시장의 선두주자들이다.
카카오톡은 선물하기 등 자체적으로 탑재된 기능이 워낙 많다보니 인증서를 발급받는 메뉴까지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카카오톡 화면에서 우측 하단의 '…' 버튼을 클릭하면 카카오페이와 관련해 '송금', '결제', '자산’ 메뉴가 있는데 여기서 '자산'을 누른다. 이어 '서비스', '전자문서', '인증' 순으로 들어가면 그제야 '인증서 발급하기'가 보인다. 인터넷 검색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참을 헤맸을만 하다.
우선 이름과 주민번호, 통신사, 전화번호 등을 입력해 인증번호를 받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또 다른 인증이 있다. 거래은행과 계좌번호 입력하면 그 계좌로 1원이 입금되는데 보낸사람의 이름 네 글자를 써서 인증을 또 받는다. 그리고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인증서 발급이 끝난다. 특별히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낄 만한 부분이 없이 수분 안에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통신 3사의 PASS 앱은 인증서 발급이 더 쉬웠다. 인증서 발급 메뉴도 카카오톡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첫 화면에 '인증서 관리' 항목이 있고 "공인인증서보다 간편한"이라는 문구도 붙어있다. 기자의 경우 PASS 앱에 가입한 상태였는데 '동의' 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니 바로 인증서가 발급됐다. 3초 만에 발급된다는 광고가 틀린 말이 아니었다.
각종 추가 프로그램, 플러그인(Plugin), 액티브엑스(Active-X) 등의 설치를 요구하는 공공인증서의 발급 절차가 얼마나 복잡하고 번거로웠는지 새삼 되새기게 됐다.
민간 인증서의 또 다른 장점은 유효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공공인증서는 1년 단위로 재발급 받는다. 반면 카카오는 2년, PASS는 3년이다.
하지만 민간 인증서를 깔아도 정작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일반적으로 공공 인증서는 온라인이나 모바일 금융거래를 할 때 가장 많이 쓴다. 그런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대형 은행에서는 민간 인증서를 전혀 쓸 수 없다. 그나마 카카오 인증서는 기업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 PASS는 농협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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