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불붙은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대란이 정보기술(IT) 업계로 옮겨붙었다. 전세계 대형 고객들의 넘치는 주문에 삼성전자는 자사 전략 스마트폰에 들어갈 핵심 반도체 물량도 계획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급난이 자동차 산업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파운드리 업계가 적기 투자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부는 최첨단 5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1m) 공정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요구한 만큼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5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1080'도 마찬가지다. 규모가 한정된 5나노 공정에 다른 대형 고객사 주문이 밀려들면서 엑시노스 칩 물량을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고객들에 대한 생산량 할당이 최대 현안"이라며 "엑시노스 생산량을 조정한 대신 퀄컴·엔비디아가 요구한 물량도 일부 감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두 칩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최신 모바일AP다. 엑시노스 2100은 무선사업부가 만드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에, 엑시노스 1080은 갤럭시A 시리즈와 중국 '비보' 스마트폰 등에 탑재한다. 무선사업부는 이달말 갤S21 출시를 앞두고 비상이 걸린 상태다.
자동차 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도 공급난이 현실화하면서 IT·가전 기기 전반의 부족현상과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갤S21의 올해 전세계 예상 판매량을 2800만~3000만대로 잡고 있으며 이중 60%가 엑시노스 2100을 장착할 것으로 본다. 부품을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동급의 파운드리 공정을 갖춘 대만의 TSMC는 물론 전세계 파운드리 기업 대부분이 고객의 요구 물량을 못 대주는 처지다.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면서 관련업계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코로
[이종혁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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