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년 기준 국내 외국인 투자기업의 신규채용이 기업당 1명 수준에도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지난해 채용을 진행한 기업은 10곳 중 2곳 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전체 2%에도 못 미쳤다.
24일 코트라의 '2020년 외국인투자기업 고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외국인 투자기업 2500개의 직원수는 12만9942명으로 전년 대비 1918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당 1명도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업당 평균 직원수도 2018년 51.2명에서 2019년 52명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코트라는 지난해 8~10월 고용보험 피보험자수 상위기업 가운데 외국인 투자비율이 10% 이상인 상위 6000개사를 대상으로 2500개사를 표본 추출해 2020~2022년 신규고용 현황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채용을 완료하거나 진행 중, 또는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불과 464곳(18.6%)에 그쳤다. 81.4%에 해당하는 2036개 회사가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464개사의 채용 예정 인원수는 2213명으로, 이중 경력직을 제외한 신입 채용 규모는 그 절반 수준인 1196명에 그쳤다.
채용계획이 없는 회사들은 이유(중복응답 허용)로 시장의 성장 잠재력 쇠퇴·감소(79.0%), 한국 내 경영 성과 악화(54.1%),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상황 불투명성(38.2%), 한국 내수 경기 침체(17.0%) 등을 꼽았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올해와 내년 채용계획도 거의 확정하지 못했다. 올해 채용계획에 대해선 94.4%, 내년 채용계획에 대해선 96.8%가 '미정'이라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 확정된 채용규모는 각각 162명, 136명 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경기가 악화한데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한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보고서는 "'계획 없음' 응답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상황이 호전되면 채용계획은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국내에서 인력 채용이 어려운 이유(중복응답 허용)로 '채용채널 부족'과 '고임금', '노동시장 경직성' 등을 꼽았다. 연구인력 채용과 관련해선 전체 59.4%가 고임금, 28.3%가 채용채널 부족과 노동시장 경직성을 각각 이유로 지목했다. 생산인력의 경우도 고임금(52.7%), 채용채널 부족(40.9%), 노동시장 경직성(35.8%) 등이 채용을 힘들게 한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인을 채용할 때의 애로사항으로는 복잡한 임금체계와 높은 임금, 노조 관련 이슈와 노동정책의 일관성 부족 등이 언급됐다. 현재 가장 필요한 정부의 인력 지원책으로는 임금 보조 및 세제 지원(70.8%), 인력 훈련·양성(19.0%), 노무 관련 제도 개선(6.3%) 등을 제시했다
기업 경영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외국인 투자기업의 고용 온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외투기업의 신규 채용 지원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제도 개선, 기업 맞춤형 정책지원 기능 강화, 채용 지원사업 활성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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