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5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10조원 수준의 설비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팹(공장)인 M16에서 본격적인 차세대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29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8.2%, 84.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7조966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9659억원으로 298.3% 늘어났다.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메모리 시장 성장세의 둔화에도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며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서버 업체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D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로 모바일 수요 역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이 증가하고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을 유지해온 재고가 상반기에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2월 1일 준공 예정인 M16에서 6월부터 차세대 제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시험생산을 마치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양산 계획은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0조원대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투자는 10조원에 조금 못 미쳤으며, 올해 투자는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최첨단 공정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도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EUV 장비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장기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장비 업체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EUV 장비는 올해 10나노급 4세대(1a) D램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5세대(1b) D램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세대 D램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웨이퍼 당 비트그로스(메모리 증가량)이 40% 향상된 제품이다. 이와 함께 10나노급 첨단제품군 중 2세대(
낸드 부문에서는 128단 제품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상반기 내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128단보다 생산성이 35% 늘어난 176단 낸드도 올해 안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