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에 조문하기 위한 북한 조문단이 1박2일 일정으로 오늘 오후 서울에 도착합니다.
12·1 조치의 해제와 동시에 고위급 조문단의 방문이 이뤄지면서, 남북 간 대화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오늘 오후 3시 10분, 북한 측 조문단이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합니다.
조문단은 곧바로 국회로 향해 4시경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문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조문단은 이희호 여사 등 유가족과 임동원 전 국정원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이후 서울 시내 숙소로 이동해 내일 오후 2시 김포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공개 일정은 없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밤이나 내일 오전 우리 측 당국자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규모와 지위에서 역대 최고를 자랑하는 이번 조문단의 면면은 이같은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조문단장을 맡은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 활동 때마다 동석하는 핵심 인사로, 2005년 8·15행사 때 김 전 대통령을 문병하고 북측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서울 현충원을 참배했습니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김 전 대통령과는 안면이 없지만 북측 대남사업의 실세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났을 때 모두 배석했으며,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극비리에 두 차례나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즉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과 남북 실무 책임자를 함께 앞세워, 조문을 명분으로 남한 당국과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물론 북한이 연락 과정에서 우리 정부를 배제하고 민간단체를 통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 인터뷰 : 천해성 / 통일부 대변인
- "우리 당국과의 면담이 계획되어 있는 것은 없고, 별도로 요청을 받은 바도 현재는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조문단의 방한에 맞춰 남북 육로통행 제한조치를 해제한 점을 미뤄볼 때, '해빙'을 위한 대남 메시지를 당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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