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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절반 받고 소송 포기?"…하나은행 판매 영국펀드 투자자 보호책은?

김문영 기자l기사입력 2021-06-21 18:00 l 최종수정 2021-06-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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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A 씨, 25년간 돈을 믿고 맡긴 하나은행의 PB로부터 "확정수익" 문자를 받습니다.
사진 = MBN
↑ 사진 = MBN


"VIP 손님이 많은 자산을 운용해 안정성을 확인한 상품"이고 "펀드수익률 고정"이며, 연 6.5% 수익률을 "이자처럼" 기대하라는 내용.

사모펀드라는 단어는 일절 없이, '영국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을 담보로 투자해 안정적인 투자구조와 수익모델이 검증된 상품'이 설명의 전부였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대표 시중은행인데다가, 오래 거래를 함께했으니 믿고 돈을 맡겼습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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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9개월 남짓 지나 "사모펀드에 가입하셨죠?"라며 이자는커녕 원금 대부분을 잃겠다는 은행 전화에 본인 이야기인 줄도 몰랐습니다.

딸의 결혼자금 2억 원이 날아갔지만, 은행 지점의 첫 대응은 "상품 설명 자료가 없다"는 발뺌, 수개월 요구한 뒤 받은 자료엔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이란 등급이 표시돼 있었습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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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안 위험하다" 집까지 찾아와놓고는…

B 씨의 칠순 넘은 부모도 투자 피해자입니다.

주식에 투자한 바도 없이 예·적금만 가입해온 B 씨의 부모는 영국 부가가치세 펀드가 "부가세라 정부가 없어지지 않는 한 절대 위험해질 수 없는 상품"이란 설명만 듣고 가입했습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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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 지점 PB들은 전화로, 문자로, 또는 가정 방문으로 충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안정성을 강조해 영국 펀드 3종을 판매했습니다.

판매금액만 1,360억 원대, 하지만 투자자 대부분 그 누구도 위험성을 알지 못한 사모펀드.

하나은행은 이렇게 환매 중단된, 즉 '투자자로부터 운용사가 다시 펀드를 사들여 자산을 처분해 원금도 되돌려주기 어려워진' 영국펀드 3종 투자 피해자에게 돈을 주기로 했습니다.

철저하게 잘못된 설명에 투자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피해에 투자 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먼저 지급한단 건데요.

지난주 금요일(18일)까지 신청받았지만, 돈을 받은 피해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고 있고 '꼼수'라며 안 받겠단 피해자도 속출합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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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돈을 안 받겠다는 투자자들은 'NO 가지급금'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고, 금융감독원의 빠른 조사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돈을 주겠다는데, 왜 받지 않는 걸까요?

◆ 50% 가지급금, '투자자 보호'로 적정한가

현재 투자 원금 대비 예상 회수율은 신재생에너지 펀드가 18.9~52.4%, 루프탑 펀드 5.8~16.3%, 부가가치세 펀드도 17.5~32.1%뿐입니다.

우선 피해자들은 가지급금 50%가 합의한 비율도 아닌데, 신청서에 '합의'가 포함돼 민사소송에 향후 불리하게 작용할 걸 우려합니다.

특히 최종 상환될 금액이 가지급금보다 적으면, 다시 받은 금액을 토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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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높은 배상 비율을 권고하면, 가지급금보다 낮은 금액이 산정돼 투자자가 돈을 또 돌려줘야 할 일은 없을 걸로 보인다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향후 금감원의 결정은 알 수 없는 영역이고, 확실한 것은 가지급금을 받으면 사기 등 혐의로 형사 고소·고발을 할 수 없도록 조건이 달려 있고 근질권 설정도 됐단 점입니다.

피해자들은 실사보고서 원본 제공 없이, 하나은행의 설명만 듣고 정보 없이 가지급금을 받을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단 점에도 분노합니다.

◆ 시간은 하나은행 편…역외운용사는 '펑'

하나은행은 오늘(21일) MBN 취재에서 가지급금 신청 인원은 집계 결과, 전체 대상자의 80% 중후반인 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돈이 급하면 원금의 절반이라도 받아가고 있지만, 금감원이 실사보고서 원본이라도 확보했는지는 미궁 속입니다.

피해자들은 가지급금을 받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사적화해를 강조하고 분조위 이후 제재심으로 가는 최근 경향상, 하나은행 진상 파악이 늦어지고 제재심 수위만 약해질 것을 우려합니다.

문제는 판매 과정에 깊게 관여한 하나은행 투자상품부의 신 모 차장의 신병 확보는 아직인데, 관계 역외회사까지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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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은행의 독점 판매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같은 구조의 펀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하나은행이 단순 판매한 게 아니라 관여한(OEM) 펀드란 의혹이 나오지만, 핵심인물인 신 모 차장은 이민을 가버린 상태.

싱가폴로 가족과 함께 아예 옮겨간 신 모 차장은 영국 3종뿐 아니라, MBN이 취재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판매(규모 1,849억 원)에도 주도적이었는데, "상품이 안전하냐"고 되묻는 PB에게도 판매를 재차 독려한 걸로 전해집니다.

또, 영국 3종 펀드는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와 마찬가지로, 엉뚱하게 돈이 흐른 것으로 추정되는 연관 회사들이 사라져버린 걸로 파악됩니다.

MBN 취재 결과, 영국 3종 펀드(UK펀드)는 영국 소재 하이파에셋매니지먼트라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역외펀드를 기초로 굴러간다 설명돼 있지만, 정작 하이파에셋은 폐업했습니다.
사진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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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먼제도의 감독기관은 하이파에셋이 지난해 10월 30일 청산했다고 확인했는데, 펀드가 계속 굴러갈 리 없고, 하나은행이 이곳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어떻게 한다는 건지는 불분명합니다.
사진 = MBN
↑ 사진 = MBN


하이파에셋의 파트너급 한국인 지 모 씨는 문제 발생 후 영국에서 싱가폴로 이주한 걸로 전해집니다.

과거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역외자산운용사인 영국 CBIM의 한국인 김 모 씨가 국내에 한남어드바이저스란 회사를 차린 뒤 지난해 4월 한남어드바이저스를 해산 등기한 것과 똑닮은 꼴입니다.

금감원과 검찰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제기와 관련해 하나은행은 하이파에셋매니지먼트가 라이센스를 잃은 것으로 보이나 폐업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는 계속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하나은행, 사고 사모펀드 다수 판매…배상 100% 안 되나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6일 판매 책임이 있는 사모펀드 전체에 100% 보상을 결정했죠.

이미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이 100% 원금 지급을 결정했는데, 이를 포함해 10개 사모펀드에도 원금 보상을 결정한 겁니다.

옵티머스펀드에대한 한국투자증권의 방침은 NH투자증권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달 25일 NH투자증권의 100% 보상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투증권의 부실펀드 판매 규모는 1,584억 원에 불과하지만, 하나은행은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규모가 큰 주요 펀드를 모두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하나은행이 판매해 문제가 된 사모펀드는 라임과 옵티머스뿐 아니라, 독일 헤리티지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그리고 앞서 언급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와 영국 펀드 3종 등입니다.

[ 김문영 기자 / (nowmoon@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이형준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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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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