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판도가 더 빠르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 및 인수합병(M&A) 등 외부 환경 변화가 지각 변동을 촉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LCC 탄생 예고…업계 1위 바뀌나
↑ [사진 제공 = 진에어] |
이미 LCC 시장에는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간 통합 LCC 탄생이 예고돼 있다. 진에어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2년 내로 손자회사가 되는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모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 [사진 제공 = 에어부산] |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44%에 이른다. 이는 현재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점유율을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LCC 1등이 바뀔 수 있다. 일각에선 통합 LCC 등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간 M&A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선 손님 늘어도 출혈 경쟁에 LCC는 '울상'…통폐합 불가피
최근 신생 LCC의 등장으로 LCC 업계에서의 경쟁은 한층 더 심화하고 있다. 당장의 현금확보가 급한 LCC들이 초저가 전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출혈경쟁은 재무구조를 더 악화시켜 LCC 간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LCC들의 국내선 항공 여객 수는 코로나 19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통상 LCC들의 국내선 손익분기점은 평균 탑승률 70%가량이다. 하지만 현재는 제주행의 경우 노선 증편에도 평균 탑승률은 90%가 넘을 정도로 손님들이 북적인다.
↑ [사진 제공 = 이스타항공] |
업계에서는 지속되는 초저가 경쟁은 LCC들의 재무구조에 부담만 가중시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LCC들은 지난 1분기 국내선 수요 회복에도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분기 8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1분기 대비 적자폭을 더 키웠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601억원과 4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의 수익은 원래 90% 이상이 국제선 수요에서 나왔다"며 "하지만 국제선 수요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국내선 수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인데 이마저도 제 살 깎아먹기 식이라면 버틸 수 있는 신생 항공사가 몇 군데나 될지 모르겠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 항공 시장 규모에 비해 항공사가 많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계속 제기돼 왔다"며 "더욱이 코로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선 경쟁력 있거나 몸집을 키운 LCC들로 시장이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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