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구조조정의 핵심은 우리은행 매각 문제입니다.
정부는 여러 가지 안을 놓고 여전히 정당성과 명분 쌓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의 방향을 진단해보는 MBN의 연속기획, 강태화 기자입니다.
【 기자 】
"모든 경우의 수는 이미 나와있다. 문제는 국민적 합의다."
금융 재편의 핵인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진단입니다.
당장 하나은행이 뛰어들었습니다.
▶ 인터뷰 : 신동화 / 기은경제연구소 팀장
- "만일 하나은행이 준비가 충분히 돼 있는 상태라면, 우리은행을 M&A 했을 때 상당히 강력한 선두은행으로 성장할 역량이 있다고 봅니다."
M&A로 급성장했지만 갈수록 선두권에서 밀려나는 하나은행으로서는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우리은행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은행과 외국계 은행은 눈치만 보고 있고, 연기금과 일부 외국계 사모펀드가 다른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예보 이승우 사장은 국내 자본이든 해외 자본이든, 심지어 산업 자본도 정당성만 있다면 언제라도 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매각의 방향은 섰다는 뜻입니다.
▶ 인터뷰 : 구용욱 / 대우증권 연구원
- "완전히 시장 논리를 거스르면서 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장 논리에 맞고 정부가 생각하는 방향의 거래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정부에서 뚜렷한 매각 기준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은행에 우리은행을 넘겼을 때 발생할 특혜 시비도, 해외 매각에 따른 '먹튀 논란'도 누구 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은행에서 조속한 결정을 요구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우리은행 관계자
- "해외에 나가서 우리는 M&A 하면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나라 은행의 지분을 갖는 건 안 된다. 이건 말도 안 되는 말 아닙니까?"
사정이 이렇자 정부는 경영권과 무관한 지분 7%를 시장에 팔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8년 반 동안 예보가 회수한 공적 자금은 12조 8천억 원 가운데 27%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10조 원 가까운 '혈세'가 물려 있다는 뜻입니다.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시장에서는 기회를 놓치면 우리은행의 경쟁력과 가치가 모두 떨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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