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논이나 습지에 물방개와 같은 생물을 보기가 참 어려운데요.
'둠벙'이 논 생물의 서식처이자, 생태계를 조화롭게 유지해 주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M 리포트, 이은지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
【 리포터 】
경기도 수원의 한 농촌마을입니다.
노랗게 물든 벼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논 옆에는 조그마한 물웅덩이가 있습니다.
깊지 않은 웅덩이지만, 개구리밥과 물방개, 그리고 잠자리 유충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바로 농민들이 논 주위에 만들어 놓은 '둠벙'입니다.
▶ 스탠딩 : 이은지 / 리포터
- "둠벙은 물웅덩이를 뜻하는 방언인데요. 우리 조상이 가뭄에 대비해 농촌 마을 곳곳에 만들어 놓은 작은 연못입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저수지와 댐, 그리고 콘크리트 농수로가 들어서면서 '둠벙'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둠벙'이 최근 들어, 농지의 생태통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민수 박사 / 농촌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
- "둠벙의 역할은, 논의 수확기가 끝나고 물이 빠지게 되면 많은 수서곤충이 살 수 있는 피난처가 되기도 하고, 월동처가 되기도 합니다. "
수확기가 끝나고 논의 물이 말라버리면, 물속의 생물들은 작은 물길을 통해 둠범으로 이동해 겨울을 납니다.
자연호수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는 둠벙을 만들어 가뭄 때 농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고, 여름철 비가 많이 올 경우에는 홍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둠벙 주위로 다양한 수초가 자라면서 수질이 맑아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강기경연구관 / 농촌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
- "둠벙에는 많은 수서생물이 공생하며 완전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논이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둠벙의 복원이 꼭 필요합니다."
▶ 스탠딩 : 이은지 / 리포터
- "'생명이 싹트는 푸른 농촌 만들기!' 다양한 생물들이 숨 쉬는 소왕국, '둠벙'의 복원이 그 시작입니다. mbn 이은지 리포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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