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종 관가 "좋은 보도자료는 대선 이후로"
부처 기능 분리, 부처 해체, 부처 신설 등 대선공약
부처 기능 분리, 부처 해체, 부처 신설 등 대선공약
↑ 정부세종청사 표지석 모습 / 사진 = 안병욱 기자 |
#개점휴업 상태…10년 만에 가동되는 인수위
세종시를 비롯한 공직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합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1주일 단위로 배포되던 각 부처의 보도자료 계획 내용을 보더라도 그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한 부처 소속 공무원은 "좋은 보도자료가 있더라도 아껴두었다가 대선 이후에 내놓을 것"이라는 내부 분위기를 전해줬습니다.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이렇게 '관망 모드'인 이유는 10년 만에 가동되는 인수위원회발 정부조직 개편 때문입니다. 3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당선자는 5월 10일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그 사이 인수위원회를 거쳐 새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정해지죠. 취임 이후인 6~7월에는 새로운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려 각 부처의 수장이 바뀔 것입니다. 그에 따라 공직사회에선 후속 인사가 날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몸 보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재부 권한 축소…기후에너지부, 항공우주청 신설 공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획재정부에 있는 예산 편성 기능을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옮기겠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밝혀왔습니다. 기재부가 예산을 비롯해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다는 '공룡부처'라고 판단에 조직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것이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핵심 공약입니다. 여성가족부가 젠더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여가부의 기능은 보건복지부 등 다른 곳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부조직개편 관련 주요 공약 비교표 / 그래픽 = 안병욱 기자 |
또 이 후보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약속한 상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파트와 환경부의 기후 파트를 따로 떼어내 탄소중립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를 신설하겠다는 것이죠. 윤 후보는 항공우주청 설립 의사를 밝혔는데 우주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곳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사청 등에서 나눠서 하던 우주 산업 업무가 한 곳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 적체 해소 기대감도…승진 자리 많아질 것
공직사회에서는 관망 모드뿐만 아니라 기대감도 엿보입니다. 먼저 공룡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조직 개편된다면 '인사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것이죠. 기획재정부는 인사 적체가 정말 심한 곳입니다.
지난 2004년 행정고시를 합격한 행시 48회 가운데 기재부 소속 공무원은 올해 초 과장 승진을 단 1명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부처의 경우 58회가 작년에 이미 과장 승진을 하는 등 차이가 큽니다. 조직개편에 이어 대선 이후 관례에 따라 중앙부처 1급이 사표를 제출해 빈 자리가 생겨나는 것까지 고려하면 기재부에 승진 자리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마찬가지
[안병욱 기자 obo@mbn.co.kr]
※[세종기자실록] 행정수도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와 관련 산하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