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일)부터 미주~아시아 노선을 다니는 선박의 운항 속도가 30% 정도 느려집니다.
연료비를 아끼려는 해운업계의 자구책인데, 불황 끝에 찾아온 경기회복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부산 신항만.
이른 새벽부터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고, 트레일러가 분주히 오가는 통에 항구는 아침잠을 잊었습니다.
반가운 불청객은 온갖 수입품을 싣고 미국 시애틀에서 건너온 컨테이너 선박.
다른 한쪽에선 우리 수출품을 수북이 실은 선박이 중국 상하이로 뱃머리를 옮깁니다.
▶ 인터뷰 : 최용준 / 한진해운 부산운영팀
- "배 척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고, 그리고 올해 2010년에는 배 척수가 더욱더 증가하리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세계 수출·수입 교역량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도 활기를 찾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윤호진 / 기자
- "문제는 국제유가와 환율입니다. 특히 유류비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해운업계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선박의 연료로 쓰이는 벙커시유 가격은 지난 1년 새 두 배 넘게 늘면서 50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기름 값을 아낄 해운업계의 묘안은 감속 운항.
현대상선은 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운항 속도를 낮췄고, 한진해운도 미주와 아시아 노선의 운항 속도를 30% 정도 줄이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김병우 / 한진해운 과장
- "유럽항로에 적용되고 있는 30% 감속운항이라든지, 여러 가지 고유가 대책 방안을 타 아시아 노선과 미주 노선에 적극적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습니다."
불황의 터널을 지나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는 해운업계.
유가 급등이란 복병을 만났지만 거침없는 항해는 다시 시작됐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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