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능력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구조조정 작업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황승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최근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투자 위험을 알고도 고수익을 노리며 대우건설 인수에 자금을 투입한 투자자에게 원금 수준을 보장하겠다는 겁니다.」
통상적으로 변제 우선순위가 뒤로 처지는 무담보 채권 풋백옵션을 담보 채권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산은 PEF가 대우건설을 재매각할 때 발생하는 이익 일부를 투자자와 나누겠다는 조건도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산업은행이 끌려다니는 이유는 투자자가 소송을 하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신규 자금지원과 워크아웃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재무적 투자자에 대한 파격 제안은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훨씬 더 큰 짐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 손실을 그대로 보상해줄 경우, 워크아웃에 돌입했을 때 정상적인 채권자의 양보는 더욱 얻어내기 어렵습니다.
▶ 스탠딩 : 황승택 / 기자
- "투자 실패를 고스란히 보전받으려는 행태도 잘못됐지만, 원칙 없는 협상 태도를 보인 산업은행도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참여했던 전문가는 정밀하게 산출된 금호산업 가치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설득할 만한 전문가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금융계와 재계에서는 산업은행이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입니다.
MBN뉴스 황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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