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키코 판결 집단 반발

【 앵커멘트 】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 큰 손실을 본 중소업체들이 최근 법원의 판결에 집단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법원이 은행의 사기극에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은행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김 사장은 지난 2008년 10월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은행 영업사원의 말만 믿고 키코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환율이 100원 이상 오르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었습니다.

▶ 인터뷰 : 키코 피해업체 사장
- "(해지하려고 했더니 은행 직원이)사장님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이것은 플러스 마이너스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가면 사장님에게 이익입니다. 기다리십시오.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김 사장이 은행에 갚아야 하는 돈만 15억 원.

연간 순이익이 1억 원 남짓한 중소업체가 갚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김 사장처럼 키코 가입으로 손해를 입은 중소 업체 130여 개 사는 최근 법원이 키코 계약 무효청구 소송을 기각한 것에 반발하며 법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안용준 / 키코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장
- "환헤지상품이라고 볼 수 없는 키코 상품에 대해 명백하게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형사고발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나가겠습니다."

대책위는 키고가 환율이 일정 범위를 넘어 오르면 기업이 두 배 이상 물어내야 하는 구조인데도 마치 기업에 유리한 것처럼 속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가입 당시 환율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으로 업체들을 현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환차익에 대한 욕심이 스스로 화를 불렀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안혜성 / 수출보험공사 환변동사업부장
- "환위험 관리는 환헤지를 통해 투기적인 이익을 얻기보다는 손실을 경감하고자 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복잡한 상품보다는 간편하고 단순한 상품을 통해 환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되리라 생각합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유럽국가들의 국가채무 위기와 선진국들의 긴축정책으로 올해 환율시장도 급변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위험한 환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선물환이나 환변동보험 같은 안정적인 환헤지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