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조리 기구는 알루미늄 제품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음식의 깊은맛을 낼 수 있는 주물제품이 주방용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가마솥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주방을 장악한 장인이 있어 찾아가봅니다.
이예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크고 투박한 모습의 가마솥들이 줄지어 쌓여 있는 안성의 한 공장
이곳은 고향의 추억 속에 살아있는 가마솥을 다양한 조리기구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예은 / 리포터
- "생활용품 속, 유해물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전통 생활용품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특히 4대째 가마솥을 만드는 장인 가족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86년째 가마솥을 만들어온 김종훈 옹.
이곳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마솥 공장으로 10단계의 수작업을 거쳐 다양한 크기의 가마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종훈 / 주물 가마솥 장인
- "무쇠는 충격에 약해요. 이거(가마솥)는 그런 충격 때문에(기계로 만들면 쉽게 깨져) 수작업이 아니면 만들 수가 없어요."
섭씨 1,850도의 용광로에서 끓는 쇳물을 받아 가마솥 모양의 거푸집을 꺼내면 가마솥 형태가 나옵니다.
형태가 완성된 가마솥을 빛나도록 닦고 기름칠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안성만의 주물 가마솥이 탄생하게 되는데요.
고되고 힘든 작업이지만 이러한 기술을 하루아침에 터득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1910년부터 가마솥을 만들어온 조부의 기술을 물려받아 스물두 살부터 여든 살까지 한 길을 걸어온 김종훈 옹.
지금은 아들 김성태까지 4대째 100년 동안 기술을 이어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성태 / 주물 가마솥 제작
- "쇳물이 파고들어가도 장갑을 못 벗어요. 전통이잖아요. 누군가 지켜야 하는데 그게 저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가마솥을 주물 제작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하는데요.
주물 가마솥의 기술 가치를 인정받아 김종훈 옹은 2006년 무형문화재로 선정되었습니다.
▶ 스탠딩 : 이예은 / 리포터
- "현대에는 호황업종의 특성 중 하나가 기본과 전통으로 회귀하려는 복고풍 경향인데요. 김성태 씨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가마솥을 연구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김성태 씨는 전통기법을 유지하면서 누룽지 맛을 낼 수 있도록 현대화 한 '미니 가마솥'을 만들어 2002년에 실용특허를 받기도 했습니다.
'미니 가마솥'은 물이 넘쳐 영양이 손실되지 않게 하려고 솥뚜껑을 안쪽으로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또, 뜨거운 솥뚜껑을 쉽게 들 수 있도록 나무 손잡이를제작해 가마솥 현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성태 / 주물 가마솥 제작
- "옛날에는 부뚜막 전용으로 썼는데 가스레인지용으로 쓸 수 있도록 개발했어요. 요새 주방기구들이 많이 발전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소비자들이) 호응할 수 있는 제품들을 많이 만들고 있어요"
가마솥의 장점은 살리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가마솥을 만들어 디자인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한데요.
원하는 글자나 문양을 새겨주거나 모양을 주문받아 제작하기도 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성태 / 주물 가마솥 제작
- "전통적인 가마솥 공장이 손으로 꼽을 정도예요. 일이 힘들다 보니까. 중국산이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어요. 가격과 품질면에서 차이가 있거든요. 비싸도 우리 것을 믿고 구매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더 좋은 새로움을 위해 노력하는 김 씨 부자의 가마솥.
이들의 땀과 장인 정신은 한국 가마솥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 스탠딩 : 이예은 / 리포터
- "지난 세월, 변하지 않는 장인의 정직함과 지혜로움으로 최고의 가마솥 품질을 보여줬던 김종훈 씨 부자. 그들의 값진 땀방울은 오늘을 살아가는 생산자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MBN 이예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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