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현경(41)은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1997년 드라마 ‘세 여자’ 이후 오랜 공백기를 가지다 2007년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으로 돌아왔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8), 드라마 ‘미세스타운-남편이 죽었다’(2009), ‘글로리아’(2010)에서도 연기자로 다시 인정받았다.
올해는 SBS TV 아침극 ‘미스 아줌마’를 통해 호평 받고 있다. 평범한 아줌마에서 남편에게 배신당해 이혼한 뒤 완벽한 커리어 우먼으로 변신하는 주인공 ‘강금화’다. 극 초반 예쁘지 않고 ‘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3kg을 찌우며 열정을 보이기도 있다.
그녀는 “어렸을 때는 미스코리아 타이틀이 있으니 화려한 것만 해야 하는 줄 알았다”며 “망가지거나 예쁘게 나오지 않는 것을 시도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벗어날 수 있는 것 같다”고 웃는다.
“연기에 대한 책임감도 생기고, 제 나이대에 비슷한 연기만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를 깨우는 도전이거든요. 깨어있지 않으면 주어지는 역할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기회가 더 많이 오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1989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오현경은 23년 만에 기다리던 MC도 맡아 활약 중이다. tvN의 음악 프로그램 ‘러브송’에서 출연자와 공감하는 진행자로 끼를 발산하고 있다.
오현경은 “‘러브송’은 새로운 시도”라며 배시시 웃는다. “드라마는 어떤 역할이 돼서 그 사람이 되는 건데 ‘러브송’은 저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제 말투나 행동을 통해 상대와 교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노래 선곡에 있어서도 사연이 특별하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게 많아요. 각자에 맞게 치유되더라고요. 노래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연기자로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1998년 예상치 못한 일로 약 10년간 TV에서 사라져야 했다. 자신에게 힘이 되는 음악이 뭔지 묻자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꼽는다.
“얼마 전, 순위 정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때 ‘거위의 꿈’이 나왔는데 알고 있는 노래인데도 다시 들으면서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가사를 곱씹게 됐는데 그게 좋은 가사라는 느낌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오현경은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유명하다. 환경미화, 체육대회 등에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인터뷰 자리에 오기 전에도 딸아이 친구들의 부모와 함께 방학 때 같이 할 체험학습 계획 등을 짰다고 했다. 드라마 때문에 조금 소홀해 미안하다는 그녀지만 이만큼 노력하는 엄마가 있을까 싶다.
딸 자랑도 잊지 않는다. 딸이 ‘피겨 여왕’ 김연아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그녀는 “몸짱이고 예쁘다”며 “다른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지만 아이가 미를 뽐내는 대회에 나가는 것은 말리고 싶다. 미스코리아는 변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현경은 “어렸을 때는 모르겠지만 관리를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몸매 유지 비결은 저녁밥 먹지 않기다. 10년간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저녁밥을 먹지 않았다는 그녀는 “저녁밥만 먹지 않아도 밉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운동도 중요한 스케줄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고 병행 중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들과는 연락을 할까. 고현정(1989년 선)과 이승연(1992년 미), 권정주(1990년 미스엘칸토)와 연락하며 돈독하게 지낸단다. 특히 “승연 언니는 진짜 예쁘고, 옷 입는 감각이 뛰어나서 예전에 내 옷도 직접 다 골라 줬다”며 “언니가 입는 옷 좀 달라고까지 했다”고 회상했다.
‘미스 아줌마’가 끝난 뒤에는 사극 혹은 영화를 하고 싶다. “사극은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안 불러주더라고요. 예전에 최명길 언니가 추천해줬던 것과 드라마 ‘추노’에서 카메오 부탁을 받았는데 시간이 안 돼 못한 것 딱 이렇게 들어왔었어요. 영화도 어렸을 때는 할 기회 많았지만 어려워해서 못했는데 지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전광렬, 유동근, 박신양 등과 호흡을 맞추고 싶단다. ‘설경구는 어떻냐’고 묻자 “눈을 보면 대단한 내공을 가졌을 것 같다. 같이 해야 하는데 내공이 부족해 연기하게 되면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오현경은 30대 대부분을 잃어버렸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다. 그녀는 “비관하고 힘들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며 “아닐 것 같지만 세상에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꼭 있다. 친했던 사람일 수도 있지만 생각하지 못한 사람 속에도 있다”고 긍정했다.
“나중에 책도 쓸 거예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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