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방송 초반 ‘키앤크’가 김연아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라고 수차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김연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피겨여왕’ 김연아를 이용해 시청자의 환심을 사려 한다는 의도는 한동안 지울 수 없었다.
이유는 방송 초반 기본 동작과 활주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출연진의 모습 탓이 가장 컸다. 첫 방송은 실망과 야유 그 자체였다. 특히 탤런트 서지석과 가수 아이유 등은 연습 부족과 진지하지 못한 태도로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곱지 않은 말들도 쏟아졌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들의 도전을 향한 차가운 시선이 너무 빨랐다고 말할 수 있겠다. 회가 거듭될수록 출연진의 스케이팅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시청자들은 억지로 짜낸 눈물과 땀이 아닌 열정과 의지를 볼 수 있었다.
8월 열리는 ‘김연아 아이스쇼’ 무대, 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장장 5개월을 달려온 스타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돼 있다. 하지만 ‘아이스쇼’ 무대보다 중요한 건 스케이팅에 도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지난 주 탈락한 탤런트 이아현은 딸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어 도전했고, 중년배우 박준금은 나이를 극복하기 위해 출연 했다. 가수 손담비는 첫 방송에서 ‘노력 없이 그냥 된 가수’라는 대중의 편견을 깨뜨리고 싶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바쁜 스케줄로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 소식을 알려 시청자를 안타깝게 만들었지만 그가 보여준 열정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유노윤호는 잦은 해외공연에 앞서 틈틈이 시간을 내 연습을 했다. ‘달인’ 김병만 역시 매회 열악한 신체조건을 뛰어넘는 화려한 리프트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스타들의 열정은 프로그램에 진정성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아이스쇼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고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근에는 오락성까지 가미돼 재미를 더하고 있다.
가수 손담비와 크리스탈의 미묘한 라이벌 의식, 박준금·김도환 팀의 ‘메뚜기, 둘리 춤’ 퍼포먼스는 긴장감과 유쾌함을 선사한다. 김병만이 일어서있지 못할 정도로 부상을 당하고, 크리스탈이 탈진해 쓰러질 정도로 대회에 매진하는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시청자들이 보내는 박수와 찬사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키앤크’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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