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TV영화제에서 ‘최고 황당한 순간상’을 받은 할리우드 코미디 스타 배우 켄 정(42). 16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인생은 짧고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두려워하면 도전적인 삶을 살지 못할 것 같았다”며 “두려워말고 내 감정대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행오버’를 봤을 때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은 그가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이유다. 당초 감독은 속옷을 입고 나온 켄 정을 대본 속에 그리려 했으나 그는 “내가 감독에게 제안을 해서 속을 벗었다”고 웃었다.
아무것도 안 입고 튀어나와 공격을 하게 되면 관객에게 우스꽝스럽고 충격적이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감사하게도 3년 전에 아내의 암이 치유됐고, 현재는 다 나아서 건강한 상태다. 나체로 나오는 것은 일종의 위험부담을 지는 건데 그 위험부담을 안고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한 선택을 하고 싶었다. 그 덕에 이 자리에 있게 됐고, 이 영화도 히트하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를 2년 만에 졸업하고 명문 듀크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수재.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연기자의 길을 꿈꾸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가 호기심으로 연기 수업을 몇 개 수강했는데 연기에 빠져들게 됐다고 사랑하게 됐다.
그는 1995년 코미디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의사인 동시에 밤무대 코미디 배우로 지내던 그는 2007년 영화 ‘사고친 후에(노크드 업·Knocked Up)’로 전업 연기자가 됐다.
의사와 연기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힘들지 않았을까. 옆에는 가족이 있었다고 감사해했다. 특히 아내와 아버지는 그의 잠재력을 알아봐줬다.
켄 정은 “첫 영화를 찍고 전업 배우가 되고자 결심했다”며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 결정을 내린 것은 아내 덕이 크다. 현재 의사인 아내가 영화를 보고 전업 배우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지지를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아버지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아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더라”고 “아내가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하니 자신도 나를 지지한다며 새로운 앞길을 축복해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내와 아버지는 언제나 내게 영감을 준다. 아직도 조언을 구한다. 아버지는 인기와 돈에 흔들리지 말고 항상 열심히 해라. 항상 겸손하고 발을 땅에 붙이고 살면서 현실감을 잊지 말라며 항상 좋은 말씀을 해준다.”(웃음)
켄 정이 ‘파인애플 익스프레스’(2008), ‘스텝 브라더스’(2008), ‘커플 테라피: 대화가 필요해’(2009), ‘트랜스포머3’, 시트콤 ‘커뮤니티’ 등에 연속 출연하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1, 2편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10억3000만 달러(1조1100억원)의 흥행수익을 거뒀고 역대 R등급 코미디영화 1, 2위와 장르불문 역대 R등급 영화 3, 4위에 오
한편, 켄 정은 이날 오후 8시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리는 ‘행오버 2’ 팬미팅 시사회에 참석한다. 국내 팬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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