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연예인의 가장 큰 이슈는 이성과 관련한 소위 섹스 스캔들이었다. 연예인들은 단순한 열애설에서 시작해 분륜, 삼각관계 등의 소위 가십거리들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었고 스스로도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었다. 한번의 열애설에 연예계 생활이 막을 내리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이 같은 소식은 큰 반향을 일으키기 어려운 시기가 됐다. 아이돌 가수들도 열애사실이 드러나면 순순히 인정을 하는 정도 수준이다. 작품이나 방송, 앨범 활동에 치명적이라고 까지 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중들도 열애 기사가 나오면 결별 기사를 자연스럽게 기다릴 정도다.
소위 ‘약발’이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으로 시선이 옮겨갔다. 지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얘기지만 연예인이 고소득 전문직으로 분류될 만큼 소득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이들의 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실제로 연예인들의 새로운 차나 집을 장만하거나, 명품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것은 과거 스캔들 만큼이나 큰 이슈가 된다.
강호동의 경우 방송사 프로그램 회당 출연료가 1000만원대로 연간 출연료로만 20억원이 넘는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고 수입도 연간 15억원 이상으로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 수준이다. 특히 종편시장 출범을 앞두고 강호동의 시장가치는 100억원대에 육박한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강호동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 중인 다섯 개에 달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모두 소위 대박을 기록하고 있다는 소식이 더해져 강호동이라는 이름에 따르는 경제적 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이런 연예인이 탈세를 했다. 그 액수가 수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한국경제의 불황이 깊어지면서 세금의 체감 무게가 더해진 일반 대중들에게 수십억을 벌며 수억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소식은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 수 밖에 없다. 특히 그 연예인이 평소 방송을 통해 북적이는 시장통에서 시민들과 국밥을 맛있게 말아 먹는, 지극히 서민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연예인이라는 점은 적잖은 환멸까지 불러온다. 강호동의 부가 부당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액수 자체의 부피와 이들의 이미지는 상당부분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톱 여배우의 탈세 역시 마찬가지다. 강호동과는 반대로 현실과는 유리된 듯 보이는 여배우의 화려한 삶이 결국 탈세로 유지되고 있다는 불편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 가운데 국민MC와 톱여배우의 탈세 스캔들은 일부 네티즌들의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나 부산 저축은행 비리사건, 위키리스크 문건공개 등이 강호동 김아중 사건으로 물타기 됐다는 주장이다. 이번 연예인 세무조사 결과가 오비이락인지 사필귀정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연예인과 관련한 최대 이슈를 만드는 곳은 더 이상 성(性)이 아니라 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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