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과거를 가진 남자 철민(소지섭). 그는 잘나가던 복서였지만 과거 상처 때문에 마음을 굳게 닫아버렸다.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정화(한효주)는 늘 밝고 씩씩하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은 묘한 조화를 이뤄간다.
6일 오후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오직 그대만’ 이 첫 선을 보였다.
생수 배달로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며 밤에는 주차장 관리인으로 일하는 남자와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밤에는 주차장에서 드라마를 보는 낙으로 삶을 즐기는 여자는 차츰 서로에게 익숙해진다.
‘오직 그대만’은 삭막해보이는 도시 속에서 주차장 박스를 배경으로 시작된 사랑이라는 소재가 특이하다. 1평(약 3.3m) 남짓한 공간의 사랑이지만 그 크기는 작지 않다. 그 사랑을 온전히 보여주는 건 소지섭과 한효주다. 진정어린 연기로 진심을 전달한다.
정화가 시력을 잃고, 철민이 어두운 과거를 가지게 된 이유가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잘못된 만남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이는 반전인 동시에 두 사람이 다시 또 만날 수밖에 없는 게 사랑이라는 이유 때문이라는 말로 은유했다.
초반이 알콩 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전하는 전형적인 멜로물과 비슷했다면 중반은 소지섭의 액션 신이 비장함과 긴장감을 전해준다. 후반은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릴 만큼 가슴 뭉클하다.
아울러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명제를 건드린다. 사랑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지, 아니면 함께 있으면서 무엇을 같이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를 생각케 한다.
“아직까지 여운이 남아서 감정 정리가 안 된다. 클래식하고 가슴도 아프지만, 굉장히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소지섭의 말처럼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예매 오픈 7초만에 매진이라는 기록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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