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한 7일 오전, 그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세계적인 여배우와의 첫 만남에 ‘혹시나 실수를 하면 어쩌나’, ‘너무 까다로우면 어쩌지?’ 등의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녀의 화사한 미소를 보는 순간 이 모든 걱정은 단번에 사라졌다.
예전부터 한국 등 아시아권 영화에 큰 관심을 보인 그는 한국 방문만 벌써 4번째다. 하지만 매번 일 적인 이유로 오랜 기간 머물지 못해 아쉬웠다고. 부산영화제는 2번째 방문인 그는 이번에도 바쁜 일정으로 영화제를 맘껏 즐기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은 이전보다 더 커졌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영화의 매력들은 10~15년 전부터 발견했다.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지만 대중적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편안하면서도 뭔가 새롭고 도전적인, 역동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부산영화제는 평소 한국 영화에 편안함을 느끼는 내게는 더욱 기쁘고 반가운 자리다. 많은 영화를 접할 순 없겠지만 좋은 작품 1편쯤은 꼭 보고 싶다. 이전보다 더 아름다워진 부산의 자연경관도 만끽하고 싶다.”
그간 유난히 홍상수 감독에 대한 애착을 보여 왔던 위페르. 지난 7월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출연을 위해 2주일간 한국에 머무르며 호흡을 맞췄다.
“원래 홍 감독을 무척 존경해왔는데 영화를 찍고 더 존경하게 됐다. 그는 미스테리하면서도 영리하다. 큰 시나리오, 역할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점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매번 놀라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또한 TV의 영향으로 영화의 흐름이 굉장히 빨라지는 흐름이 있다. 하지만 홍상수 감독은 시간을 갖고 섬세한 연출을 자랑한다. 이것이 홍 감독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다."
세계적인 ‘베티랑’ 배우임에도 불구, 한국 영화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내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답했다. 이미 최고 정상에 서 있는 세계 배우가 굳이 리스크를 갖고 한국 영화에 출연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녀의 대답은 명쾌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들은 굉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흥미롭기 때문에 끌리기 마련이다. 좋은 영화에 대한 갈증은 당연 한 것. 이번이 2번째 아시아 영화 출연인데 두 번 모두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다. 극명한 영화 출연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했다. 여배우로서의 나를 새삼 다시 보게 됐다.”
한편 이자벨 위페르는 칸ㆍ베를린ㆍ베니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세계적인 여배우로 인정받았다.
그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나의 인생, 나의 영화'라는 주제로 열리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부산 (해운대)=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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