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는 재미만 주는 ‘팝콘’ 영화와는 다른 차원이었다. 영화에 대한 내용과 생각할 거리는 꼬리를 물었고, 트위터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내 정치·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양승태 신임 대법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이 사건과 관련해 언급해야 했고, 정치권에서는 잘잘못을 따졌다.
일명 ‘도가니’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에 이어 공분의 단계까지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캠페인까지 벌이며 누리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누리꾼들은 관련 사건 재수사 서명 운동도 벌여 관심을 촉발했다.
영화 제작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바람에서 관람 등급을 조절하기 위해 내용을 편집해 재심의신청을 하기도 했다. 제작사 삼거리픽쳐스와 투자·배급사 CJ E&M은 ‘장삿속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을 받으면서도 조심스럽게 관람등급 조정을 바랐다.
CJ E&M의 한 관계자는 “재심의를 신청했을 때 우려가 많았다”며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는 안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고등학생들에게도 교육용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판단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관람 등급은 변하지 않았으나 ‘도가니’는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 17일 오전 영진위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지난 14~16일 23만여명(누적관객 433만여명)이 봤다. 청소년 관람불가용 영화이지만 높은 흥행 기록을 세웠고,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공유와 정유미 등 주연배우는 영화를 찍고 나면 응당 출연하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 진정성을 담기 위해서였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만 같은 이야기를 수십 차례 반복하는 성의를 보였다.
그 효과는 컸다. ‘도가니’ 모델이 된 학교가 이름과 형태를 바꿔 운영하려 했으나 폐교조치에 돌입했고, 인화학교 재학생 22명은 다른 곳에서 수업을 받게 됐다. 광주 인화학교 전직 교장을 지낸 현직 특수학교 교장은 사건 수습 과정에서 제대로 처신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자리를 물러나게 됐다.
새로운 영화가 등장하면 관객이 주는 건 당연하다. 개봉 한 달이 돼가는 ‘도가니’는 할리우드 영화 ‘리얼 스틸’, ‘삼총사 3D’, 한국 법정스릴러 ‘의뢰인’에게 밀렸다. 또 ‘오직 그대만’, ‘완득이’ 등 개봉 예정 영화도 대거 출격 준비를 하고 있어 관심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50만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은 영화는 이익을 내는 지점이 중요한 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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