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은 등산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별난 등산객이 있다는 인천의 한 야산에서 수소문 끝에 이병재(60세) 씨를 만났다.
‘등산왕’으로 알고 찾아갔는데 이 씨는 걷는 것은 물론 말하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상태였다. 종이에 글을 적고, 핸드폰에 문자를 쓰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대신했다.
수월하지 않은 의사소통이지만 등산객들의 이름을 묻고 대화를 하는 일은 이 씨의 유일한 낙이었다. 이 씨가 산을 오른 것도 벌써 8년, 그 횟수만 무려 2천900여 번에 이른다.
이 씨의 산행은 16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재활의 목적으로 시작됐다. 굳어버린 몸 때문에 쓰러지기를 반복
예전에 하던 택시 운전을 재개하는 게 꿈이라는 이 씨는 “3천 번을 다 오르면 내 몸이 좋아질 것 같다”고 허허 웃어 보였다.
사진=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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