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에 ‘세븐 템테이션’이라는 작품에 출연한 적 있습니다. 그때와 비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고 나이도 그만큼 들었죠. 하지만 부담보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배역 부터가 딱 내 역할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더 그런 것 같네요.”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에서 찰리박은 주인공을 괴롭히는 부장 역할이다. 하지만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는 극 전체에 위트와 박력을 넘치게 하는 배역이다. 연기와 춤, 노래도 젊은 배우들 못지않은 에너지를 요구해 실제로 같은 배역의 더블 캐스팅 된 배우는 30대의 젊은 배우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쉬운 작품은 아니다. 특히 그의 현재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한 탓에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도 젊은 배우들과 비교해 뒤처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컸다고 한다.
“사실 협착증에 디스크 때문에 고생을 심하게 하고 있죠. 나 자신이 안무나 노래에 소홀하고 싶지 않아서 병원을 다니며 진통제를 맞으면서 연습을 했어요. 평생을 춤추고 노래하고, 제 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자부했는데 한동안은 속 앓이를 많이 했던 것도 사실이죠.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현재 작품에서 거의 모든 배우들에게 아버지 뻘 되는 나이지만 관객들에게는 똑같이 한사람의 배우로 평가 받아야 마땅하니까요.”
“아들에게 지금은 어느시기보다 중요한 시점이죠. 군 제대를 하고 다시 연예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잡아가는 과정이거든요. 무엇보다도 자신이 프로라는 사실을 늘 잊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5~6년 정도는 현재의 연예 활동에 몰입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죠.”
아들 전진 역시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고 그의 결혼이나 손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는 달랐다. 그에게 며느리나 손주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일반적인 관점과는 또 달랐다.
“할아버지요? 더 늙는 것 같지 않나요? 하하. 전 아들이 스스로 가고자 하는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성격도 좋아야하고 이해심도 많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여자만 이해해줘야 하나요? 전 아들의 반려자로는 오랜 시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봐요.”
찰리박은 현재 자신의 아들 전진에게는 결혼보다는 일이 우선이라는 것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리고 그 스스로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듯 보였다.
아버지는 아들을 키우고 아들과 함께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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