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의 네 명의 친구와는 다르지만 여기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오빠들이 있다. 바로 ‘아메리칸 파이: 19금 동창회’로 돌아온 짐(제이슨 빅스), 케빈(토마스 이안 니콜라스), 오즈(크리스 클라인), 펀치(에디 케이 토마스)가 그 주인공.
이 친구들은 ‘19금’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신품’의 네 친구들보다 수위가 훨씬 더 높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놓고 총각 딱지를 떼기 위해 고군분투 혹은 초지일관의 자세를 보인 이들이 아니던가. 1999년 처음 만났던 그들이 10여년이 지나 고향에서 다시 모인다. 동창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됐다 어느덧 결혼까지 한 주인공 짐과 친구들은 조금 변했나 싶었는데 여전히 예전의 모습들이 드러난다.
아마 이들이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졌거나, 다른 배우들이 연기했다면 영화는 재미없었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 얌전해진 이들도 친구를 만나면 옛 생각이 나 동심으로 돌아가는 법. 섹시 코미디의 원조답게 웃음과 엉뚱한 재미가 관건이다. 물론 10대의 성적인 환상을 다룬 1편이나 관객의 배꼽 빠지게 만들었던 3편을 따라갈 순 없지만 기분은 좋다.
과거 에피소드를 이용한 감독의 연출도 웃음을 전한다. 오랜 만에 과거 추억들을 조금씩 꺼내는 건 불쾌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충분하다. 또 이들과 같이 나이를 먹어서 인지 어릴 때 사진을 보는 장면에서는 울컥한 감정까지 실린다.
거기에 더해서 짐이 따분해진 부부관계에 고민을 하고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부부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발전전인 관계 변화를 위해 애쓰는 짐을 흔든 건 어렸을 때 돌봐주던 옆집의 카라(알리 코브린). 19세 생일을 맞이한 카라가 짐에게 자신의 순결을 바치려 한다. 귀여운 얼굴에 육감적인 몸매, 홀딱 반하기 쉬운 매력을 지닌 카라를 두고 짐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웃고 즐기기 좋은 작품이다. 남성들에게만 특화된 영화도 아니다. 충격 노출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111분. 청소년관람불가. 9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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