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지난 17일 특보를 통해 내년 중 ‘대장금’ 시즌2(이하 ‘대장금2’)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재철 MBC 사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호남위성방송사(호남TV)와 ‘대장금 2’의 방송협력방안을 협의했다는 것.
‘대장금’은 지난 2003~2004년 총 54부로 방송된 MBC 드라마로 ‘국민드라마’로 칭할 만 한 높은 평균 시청률(46.2%)을 기록한 작품이다. 이후 중국, 일본은 물론 중동 권에 이르는 많은 국가에 수출돼 한류 열풍을 불러왔다.
때문에 ‘대장금2’ 제작은 MBC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몇 해 전부터 시즌2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곤 하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은 없었다. 그런 MBC가 시즌2 제작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대장금’을 중국에서 처음 방송한 호남TV가 ‘대장금2’의 선구매 선투자 의사를 강력하게 밝혀왔기 때문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에 가장 중요한 구매, 투자 요건이 맞춰진 만큼 방송사로서는 ‘대장금2’ 제작을 밀어붙이고 싶을 터다. ‘대장금’이 방영 10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온다는 일종의 ‘타이틀’도 더 없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대장금2’가 실제로 제작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대장금2’ 제작 관련, 저작권자인 김영현 작가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다. 김영현 작가는 최근 불거진 시즌2 제작 보도와 관련해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시즌 제작은 힘들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시즌2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물론 김 작가가 직접 집필하지 않는다 해도 ‘대장금’이라는 저작권 사용에 있어서 합의점을 찾는다면 다른 작가가 집필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드라마의 스토리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아직 모든 게 계획일 뿐, ‘대장금2’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이 전무한 가운데 네티즌들의 반응도 분분하다. ‘대장금’ 그 후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시청자들이 있는 반면, 시즌2를 제작했다가 괜히 시즌1의 명성에 흠집을 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우려하는 측의 의견은 응당 타당성이 있다. 수랏간 생각시로 출발해 궁중 최고의 요리사를 꿈꿨으나 모함을 받고 궁에서 쫓겨나 관비가 된 후 의술을 배워 다시 입궁, 최고의 의녀가 돼 조선 역사상 최초의 임금 주치의가 된 실존인물 ‘서장금’의 스토리는 그녀가 8세부터 49세에 이르기까지의 긴 스토리로 꾸며졌다. 사실상 ‘대장금’에서 타이틀롤 장금의 전 인생 스토리를 이미 다룰만큼 다뤘다는 것이다.
‘대장금’이 방송된 지 어느덧 10년 가까이 흘렀기 때문에 주인공을 다시 대장금으로 내세운다면 세월의 흐름을 감안한 스토리 전개가 되어야 할 것인데, ‘대장금2’이 실직적으로 장금이 아닌 다른 인물 중심의 스토리로 전개된다면 굳이 ‘대장금2’라 할 당위성이 흔들릴 수도 있다.
캐스팅은 어떨까. ‘대장금’ 연출자인 이병훈 PD가 시즌2 제작 보도에 앞서 이영애를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병훈 PD-이영애의 만남이 다시 성사될 지, 이영애의 브라운관 복귀가 이뤄질 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이 가운데 대장금 역 캐스팅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단적으로 이영애의 대장금을 보고 싶다는 의견 자체가 갈린다. 시즌2 자체가 익숙치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만날 그녀에 대한 반응이 어떨 지는 쉽게 가능하기 힘들다.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지금처럼 DMB 시스템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대장금’이 방송되는 날이면 저녁 약속도 미루고 일찍 귀가해 TV 앞에 모여 매 회 장금과 함께 울고 웃던 아름다운 기억을 시즌2로 인해 잃고 싶지 않다고.
제작을 위한 제작이 아닌, 드라마를 둘러싼 보다 많은 주체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의 전개가 이뤄지길 희망한다. 다른 드라마도 아닌, 바로 ‘대장금’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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