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영화관을 많이 찾고 있지만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가 쉽게 나오는 건 아니다. 만듦새가 좋지 않고 재미가 없다면 흥행은 불가능하다. 오래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관객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외면 받는다.
올해 한국영화계에는 기성 감독들의 영화도 사랑을 받았지만, 데뷔 무대를 멋지게 장식한 감독들도 눈길을 끈다. 올해 개봉 영화 가운데 ‘도둑들’ 다음으로 흥행을 차지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첫 번째 주인공. 차태현의 첫 사극 출연작인 영화는 그의 친형 차지현씨가 제작에 뛰어들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전국에서 490만여명이 관람, 누적매출액이 약 346억원에 달한다.
이 영화로 데뷔한 김주호 감독은 첫 작품부터 흥행을 했다. 한국영화 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2000년대 초반 데뷔하려 했으나 제작 무산으로 와신상담해야 했다. 10년이란 시간동안 연출 실력을 키웠고, 서빙고 얼음을 훔치는 코믹 블록버스터를 멋지게 담아내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자기 방식으로 변화시킨 김휘 감독의 ‘이웃사람’도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늦깎이 영화 연출 지망생이었던 그는 ‘이웃사람’으로 자신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줬다. ‘해운대’ 시나리오 초고를 썼고, ‘하모니’와 ‘댄싱퀸’ 등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으나 당초 연출이 꿈이었던 그는 ‘이웃사람’으로 한을 풀게 됐다. 흥행성적까지 좋아 행복하기만 하다. ‘이웃사람’은 243만여명이 관람했고,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공모자들’은 잔혹한 장면도 있고 대중에게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은 스릴러 장르였지만 현실감을 높여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줬다. 또 생각을 뛰어 넘는 반전들로 영화를 향한 관심과 기대를 높여 흥행에 성공했다. 160만여명이 관람했고, 119억원의 매출 기록을 세웠다.
김홍선 감독은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 우리 영화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힘이 컸다”며 “무엇보다 현실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관객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그만큼 다양한 한국영화들이 나와 사랑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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