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 51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마의’(극본 김이영/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천민의 신분으로 말을 고치는 마의(馬醫)에서 출발, 수의사(獸醫師)로 명성을 얻은 후 어의(御醫) 자리까지 올랐던 실존인물 백광현(白光炫, 1625~1697)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심오한 의학세계를 다루는 한방 의학 드라마다.
‘허준’ ‘상도’ ‘대장금’ ‘이산’ ‘동이’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가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타이틀롤 ‘마의’ 백광현 역에는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약해 온 조승우가 발탁돼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한 용인 드라미아 인정전에서 열린 ‘마의’ 제작발표회에서 고대했던 드라마의 베일이 벗겨진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병훈 PD는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며 떨리는 심경을 전했다.
이병훈 PD에게 ‘마의’는 특별하다. 어느덧 60대 중반에 접어든 이 PD에게 ‘마의’는 사실상 연출 인상 후반부의 작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의’는 나에게도 중요한 작품”이라는 말이 이를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PD의 걱정은 현실적이다.
드라마 제작을 위한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갖지 못했고, 방송 시기에 비해 사전 제작 분량이 많지 않은 현 드라마 제작 현실에서 ‘마의’ 또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PD는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러 여건이 힘들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을까 많이 두렵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PD는 “여러 가지로 한국 제작 실정이나 드라마 실정이 열악하기 때문에 짐승을 다루는 드라마가 시간과 공을 들이기 어렵다. 급한 시간에 제작해야 해서 부족한 점도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너그럽게 양해 해주시기 바란다”는 당부를 남겼다.
조승우 캐스팅을 위해서는 ‘마의’ 이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이 PD는 “조승우는 TV에서 보지 못한 배우이기 때문에 드라마에 신선함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캐스팅 이유를 들었다.
이 PD는 “90년대 후반, ‘허준’을 준비하면서 남원 쪽에 헌팅을 갔었는데 그 때 마침 조승우가 임권택 감독과 ‘춘향뎐’을 찍고 있더라. 그 때 본 게 실제로 본 게 처음이었다. 그 이후로 그의 영화를 보며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몇 번 러브콜을 했었는데 당시엔 TV에 관심이 없다고 했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마의’에서는 백광현의 초반 의학 세계라고 볼 수 있는, 조선시대 가축의 질병을 다룬 수의학(獸醫學)의 세계를 통해 인간 질병 치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내용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 PD는 “‘마의’에서 가장 강하게 추구하는 것이 휴머니즘이다. 동물과 인간,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술의 휴머니즘이 조승우가 갖고 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간미와 잘 맞는다 생각한다”며 “나도 원했지만 조승우도 원해서 행복하게 캐스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의’는 ‘골든타임’ 후속으로 10월 1일 첫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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