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칼이 온다’(감독 배형준)에서 김재중은 자신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뭘 해도 멋진 건 멋진가 보다. 그다지 흐트러져 보이지 않는다. 물론 손이 묶이고 입이 틀어 막힌 채 변기 위에서 킬러 봉민정(송지효)을 정면으로 바라본 상태에서 ‘쉬~’를 해야 하는 장면(노골적으로 그 장면이 나오는 건 아니니 오해 말길)과 정신을 잃고 침을 질질 흘리는 모습 등은 용기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한류스타 최현(김재중)이 지방에서 촬영을 갔다가 스폰서인 거대 기업 회장(김용건)의 사모(김성령)와 밤에 만나기로 하면서 시작된다. 촬영장에 일본 팬들을 대동할 정도로 인기인 최현. 하지만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사모의 남편에게 처형당할 위기에 놓인다. 남편이 킬러를 고용한 것.
전설의 킬러 자칼은 이를 수락하고 작업에 착수한다. 여기에 어리바리하고 촌스럽기 그지없는 여자 킬러 봉민정(송지효)이 등장한다. 단란주점 가수 출신 최현과 사랑했던 사이인 전 여자 친구가 자신을 떠난 남자에게 복수를 하려고 킬러에게 의뢰를 한 것. 그런데 아무래도 이 여자의 행동이 미심쩍다. 어설프기 그지없다.
자살이나 사고로 위장해 사람들을 죽이는 자칼 탓에 골머리가 아픈 경찰은 이번 작업이 은퇴 무대라는 걸 알린 자칼을 잡으러 지방으로 내려간다. 서울에서 온 신팀장(한상진)을 비롯한 형사들과 시골에 있지만 베테랑인 마반장(오달수)이 힘을 합쳐 행동을 개시한다.
감독은 나름 생각을 많이 하며 반전을 넣었고, 김재중이라는 스타를 잘 이용해 망가진 모습과 진한 키스신 등을 활용했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고 해야 할까. 킬러보다 무시무시한 전기충격기로 최현을 위협하고 해를 가하는 ‘사생팬’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를 끌긴 하지만 그다지 필요해 보이진 않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