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첫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 시즌2 첫 회에서는 몽골에서 온 남매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을 비롯해 자신만의 색깔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은 최예근, 남성 박진영 롤모델로 꼽는 최영수. 소울 피아노와 함께 풍부한 성량과 절묘한 강약 조절이 돋보이는 윤석주 등이 출연해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악동뮤지션은 자작곡 ‘다리꼬지마’로 큰 화제를 불러 모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SM JYP YG라는 국내 대표적인 아이돌 기획사들이 차세대 K-팝 스타를 선발한다는 취지의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에서 아티스트십이 강한 참가자들이 대거 선발된 것은 분명 가요 트렌드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트렌드의 변화를 이끌고 자극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슈퍼스타K'를 통해 등장한 장재인, 김지수 등의 출연은 어쿠스틱 기타 판매량을 급증시키며 우리 대중음악 전반적 흐름의 변화를 예고했고, 이번 시즌의 경우 밴드 딕펑스가 결승에 진출하며 향후 밴드음악에 관심과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을 가로막는 것도 아니러니 하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방송사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은 여전히 타 방송사 출연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 독특한 음색에 해외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데뷔곡 ‘1,2,3,4’로 음원차트 1위를 지키고 있는 ‘K팝 스타’ 시즌1 출신 이하이는 SBS 이외의 방송사에 단 1회도 출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슈퍼스타K' 출신들 역시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데뷔 후에도 타 방송사 출연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각각의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고 있는 만큼 타 방송사 오디션 출신의 방송출연에 관대하지 못한 것.
방송사 입장에서도 자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성공적으로 가요계에 연착륙 하는 것이 성공이 프로그램의 존속을 위한 전제조건임을 감안했을 때 타방송사 오디션 출신을 ‘띄워주는’ 것이 도리에 어긋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방송사가 자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느냐 라고 한다면 고개가 갸우뚱 해 진다.
실제로 MBC가 자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1의 우승자 백청강이나, 시즌2 우승자 구자명을 MBC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출연시키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는 SBS ‘K팝 스타’ 우승자 박지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
방송사가 아이돌 가수 중심으로 우리 대중음악 트렌드를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변화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오디션 출신들의 출연에 대한 경직된 태도부터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