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영화 ‘부러진 화살’로 우리사회에 ‘돌직구’를 던지고 ‘남영동1985’로 또 한 번 관객을 집중시킨 정지영 감독이 13년 동안 침묵한 비밀을 밝힌다.
정 감독은 과거 ‘남부군’(199), ‘하얀 전쟁’(1992) 등을 통해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하지만 ‘부러진 화살’을 내놓기까지 13년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
‘영화판’은 정 감독이 13년간 간직했던 고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그가 오랜 기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부터 감독으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까지 들여다본다.
노장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어려워진 현실에 대한 개탄으로 가득하던 2009년. 정지영 감독은 후배 교수인 허철 감독과 의기투합해 한국영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에서 “옛날엔 가만있어도 여기저기서 작품을 해달라고 그랬는데, 지금은 반응을 안 보인다는 거, 이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 이야기가 비단 정 감독의 문제가 아닌 한국영화계 전반에서 함께 공유하고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정 감독을 관찰하는 대신 정 감독이 제기한 문제를 놓고, 각 계층의 영화인들이 소신껏 대답 하는 인터뷰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와 설득력을 더한다.
정 감독은 ‘영화판’의 촬영을 마침과 동시에 ‘부러진 화살’을 크랭크인 할 수 있었던 사연에 대해 “한국영화의 미래에 대해 암담하게 생각했던 정지영이 ‘영화판 속 수많은 인터뷰들을 통해서 한국영화의 미래가 절망이 아닌 것은 영화인들의 열정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떠한 청사진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게 한국영화에 대한 미래라고 본다”고 강조한다.
이어 ‘영화판’을 통해 대한민국 영화계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길 바랐다.
배우 윤진서가 정 감독의 영화기행에 동참했다. 12월6일 개봉 예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