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은 30일 오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 기자회견에서 “우리 연극이 절망보다는 희망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에게 불의 전차를’은 극작가 정의신의 작품으로 일제 강점기 조선인과 일본인의 우정을 그린 한-일 합작 프로젝트다. 최근 정치적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 탄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양국간 관계에 대한 질문에 “내가 처음 이 연극을 결정했을 때는 더 안 좋은 상황이었다”고 말문을 연 차승원은 “어쩌면 우리 연극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는 더욱 더 안 좋은 시기였을 수 있다. 더욱 안 좋은 시기에, 한국 문화와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는 일본인과, 암울했던 시기 민중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남사당패 꼭두쇠의 우정이, 현 시점에서 어렵지만, 앞으로도 더욱 어려운 시기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본 관객들은 어쩌면 절망보다는 희망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상처받은 이를 치유해주는 것은 가까운 사람(이라 생각한다)”이라며 “국경을 넘어 크고 작은 상처들이 있는데, 그것을 치유하고 보듬어주는 건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한, 일 양국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주면서, 좀 더 밝고 희망적인 상황이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초난강 역시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기 때문에 서로가 우정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연극을 통해 우정을 쌓아가는 것을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차승원의 연극 데뷔작이자 구사나기 쓰요시(초난강), 히로스에 료코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나에게 불의 전차를’은 지난해 12월 도쿄, 오사카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차승원은 남사당패 꼭두쇠 이순우로, 구사나기 쓰요시는 일본인 교사 야나기하라 나오키 역을 맡았다. 히로스에 료코는 나오키의 동생 마쓰요, 김응수는 남사당패 우두머리로 각각 출연한다.
‘나에게 불의 전차를’은 30일부터 2월 3일까지 총 6회 공연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