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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스토커’, 기대해도 좋다…박찬욱 색깔로 꽉찬 99분

기사입력 2013-02-19 13:52 l 최종수정 2013-02-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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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독백으로 시작한 잔잔함은 어느새 거칠게 소용돌이 친다. 첫 장면과 끝 장면은 묘하게 오버랩 되지만, 순수했던 소녀는 어느새 타락천사가 돼 버린 듯 하다.
19일 오전 서울 행당동 왕십리CGV에서 영화 ‘스토커’가 국내에 첫 공개됐다.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이 작품은 그만의 확실한 색깔을 제대로 보여줬다.
미스터리 스릴러 분위기가 이어지더니 하드코어로 변한다. 핏빛 잔혹극인 건 맞지만 유혈이 낭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말은 안 되겠지만 ‘부드러운 하드코어’라고 표현해야 할까?
18세 생일날. 소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의 아버지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아버지 대신 그의 앞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삼촌 찰리(매튜 구드)가 나타났다.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은 찰리를 반갑게 맞이 하지만, 인디아는 그럴 수 없다.
인디아가 찰리에게 벌이는 신경전은 전체 공기를 차갑게 만든다. 찰리에게서는 뭔지 모를 살벌함까지 읽힌다. 삼촌을 의심쩍게 바라보는 소녀. 인디아는 극도로 삼촌을 경계한다.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인디아와 어딘지 많이 비슷해 보이는 찰리, 그리고 이블린은 동거한다.
사건은 그 때부터 시작이다. 인디아의 주변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 범인은 갑자기 등장한 찰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당연한 전개인 듯하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왜?’라는 물음이 이어지고 관객은 극을 더 집중해서 따라가게 된다. 호기심과 긴장감의 연속이다.
마지막까지 하나도 떼어 놓을 수 없는 사건과 상황,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애써 기억하려고 하지 않다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스쳐 지나갔던 사건과 상황, 물건들이 뒤통수를 친다. 박찬욱 감독은 섬세하게, 환상적으로 모든 것을 엮어 화면으로 구현했다.
인디아가 아버지에게 사냥을 배우며 들었던 가르침과 아버지의 벨트, 선글라스 등이 하나로 이어져 자리를 잡게 됐을 때 소름 돋는 순간과 마주할 수 있다. 파고들면 몇몇 궁금증을 자아낼 장면들이 있지만 박 감독은 자신의 능력으로 그 궁금증을 차단한다. 할리우드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펼친 듯 하다.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박 감독이 그의 능력을 표현할 수 있게 섬세한 연기를 해냈다. 소녀와 성인의 애매한 경계선에 서 있는 18세 인디아를 매력적으로 그렸다. 때론 순수하게, 또 때론 광기어리게. 매튜 구드와 딸보다 자신을 더 아끼는 이블린을 연기한 니콜 키드먼도 영화를 더 긴장감 있게 만든다.
이미 많은 이들이 그를 알겠지만 그를 모르던 이들도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영화다. 영화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박찬욱이라는 이름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대사 하나하나와 사건, 상황들이 머리에 뱅뱅 돈다.
‘스토커’는 인기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를 통해 한국에서 ‘석호필’이란 애칭을 얻은 웬트워스 밀러가 8년 여에 걸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의 각본과 박 감독의 연출 실력,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냈다.
외신들이 “박찬욱 감독은 히치콕 감독의 놀랍고 기이한 스릴러와 동화적 요소, 현대적인 감각의 뒤틀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아냈다”, “새로운 세대의 히치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해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99분. 청소년 관람불가. 28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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