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빨리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막상 서른이 되고 나니 여성으로서의 꿈 보다 배우로서의 욕심이 훨씬 더 커진 것 같아요. 이제 무작정 용서가 되는 나이가 아니잖아요.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한 도약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이 이상의 완벽한 맞춤형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작가가 이 배우를 두고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이현에게 ‘청담동 앨리스, 서윤주’는 딱 들어맞는 역할이었습니다.
“화려한 이미지가 고착화 될까봐 처음엔 출연이 부담스러웠어요. 숨겨진 윤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점점 움직이기 시작했죠. 야망을 지녔지만 일부러 남을 괴롭히진 않아요. 악녀지만 여자 주인공을 위기에 빠트리거나 그의 남자를 빼앗으려 하지 않죠. 노력으로 얻어낸 것들을 잃지 않으려고 할 뿐, 뻔한 캐릭터가 아니라 좋았어요.”
서윤주에 대한 소이현의 애정은 남다릅니다. 원래도 예쁜 소이현이었지만, ‘서윤주’를 통해 본 배우 소이현의 가능성은 더욱 빛났습니다. 데뷔 이래 연기적으로 가장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소이현은 실제 청담동 출신 보다 더 리얼한 ‘청담동 며느리’를 연기하기 위해 연기 곳곳에 세심함을 기울였습니다. 절대 큰 소리를 내지 않았으며 담담한 어조에 대사 하나 하나를 정확하게 발음했습니다. 흥분하는 신에서 조차 말이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는 “행동 하나 하나가 우아해 보이도록, 출신을 뛰어 넘는 화려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습니다.
“만약 내가 세경이 역할을 했다면. 문근영 보다는 좀 더 까부는 세경이가 됐을 것 같아요. 근영이가 세경이에게 굉장히 진지하게 다가갔다면, 저는 세경이의 털털하고 밝은 모습을 더 부각시켜 표현했을 것 같아요.”
‘문근영과 신경전은 없었냐’고 물었더니 소이현은 “너무 친해진 나머지 오히려 독하게 하질 못했다”고 웃으며 답했습니다.
“사실 세경이에게 좀 더 윽박지르고 강하게 대했어야 하는데 (문근영이) 너무 착하고 예쁜 친구여서 그러질 못했어요. 호흡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았고 서로 다른 장점들을 지녔기 때문에 배울 점도 많았어요.”
소이현이 문근영에게 가장 부러운 점은 바로 눈빛. 그는 “근영이의 눈빛은 언제 봐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선하면서도 아픔을 머금고 있고, 초롱 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무엇보다 연기하는 자세가 남다른 친구에요. 항상 부러운 부분”이라고 답했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던 예쁜 한 소녀는 이제 사람들의 꿈을 대신 꾸는 별이 되기 위해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합니다. 예쁘기만 한 연예인이 아닌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배우가 되기 위한 준비 운동을 완벽하
“사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내가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확신은 적었죠. 처음부터 스타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었어요. 40, 50대가 돼도 꾸준히 연기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이 바로 그 준비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사진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