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개 작품 중에서 하나가 선택을 받는 거죠. 그중에서 운이 좋아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거예요. ‘대풍수’가 시청자분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 한 부분도 있었겠죠. 하지만 저에게는 최상의 선택이었고, 온 힘을 다 했어요.”
배우 지진희는 활기차 보였습니다. 제작비 200억 원을 투입한 SBS TV 드라마 ‘대풍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무척이나 즐거웠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자부했습니다.
국운이 쇠한 고려 말을 배경으로 권력 주변의 도사들이 난세의 영웅인 이성계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대풍수’. 지진희는 이 드라마에 늦게 합류했지만, 이성계를 맡아 다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부탁해요 캡틴’이라는 드라마를 찍으러 호주를 갔어요. 촬영 감독이 ‘대풍수’라는 드라마에 이성계 캐릭터가 멋진데 읽어보라고 대본을 건넸어요. ‘비중은 적은데 해보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저도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어 참여하게 됐죠.”
지진희는 “전혀 임금이 될 것 같지 않은 인물이 지도자가 되는 과정이 즐거웠다”며 “다만 동물 가죽 탈이 독특해 좀 더 쓰고 싶었는데 2회 만에 벗게 됐다는 점이 아쉽다”고 웃었습니다.
지진희는 2000년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부터 주인공으로 활약했습니다. 이번에도 여러 명 중 한 명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후배들을 서포트한 인상이 짙습니다. 그는 원톱이나 투톱이 중요한 건 아니라며 이번에 자신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지성이나 김소연, 이윤지, 이진 등 이 친구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은 반성을 했어요. 나도 분명히 한다고는 했는데, ‘저 친구만큼 열정적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했죠. 역시 이 친구들이 사랑받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매력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거죠.”
지진희는 1998년, 다른 일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매니저에 의해 연예계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디자인 회사에서 2년, 사진작가로 3년 일을 하다 직업을 바꿨습니다. 그는 “다시 돌아가리라 생각했지만 이곳 생활에 만족감을 느꼈다”며 “사람들이 ‘내가 배운 게 이거니 다른 건 못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처음만 어렵지 직업을 3번 바꿔
“처음에는 연예계에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마이너스 투성이었지만, 바꿔 말하면 난 바닥이니 올라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죠. 서른 살에 데뷔하는 배우는 많지 않아요. 하지만 단점을 장점이라고 생각했죠. 다른 일을 경험했으니, 더 독특하고 멋진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요.”
[사진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