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는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10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박시후 담당 경찰관은 이날 조사 이후 “변호사 입회하에 충분히 조사를 마쳤다. 앞으로 일정은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을 검토해 분석한 뒤 다시 판단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조사 전망에 관심이 쏠렸다.
이어 강제성 여부와 관련해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수사에 필요한 조사는 모두 마친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메시지 내용 분석이 끝난 뒤에야 박시후와 후배 K씨를 추가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고소인 A양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포장마차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난 박시후에게 술을 마신 후 정신을 잃은 채 성폭행을 당했다며 박시후를 15일 고소했다. 사건이 알려진 당시에는 박시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했다. 오히려 고소인 A양이 ‘꽃뱀’ 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박시후가 고소를 당한 시점이 이전 소속사와 계약만료 후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시기여서 박시후를 둘러싼 ‘음모론’ 역시 제기됐다.
하지만 A양과 박시후의 상반된 모습이 포착된 2개의 CCTV가 공개됨에 따라 박시후를 향한 여론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박시후가 2차례 경찰 출두를 연기하는 등 사건 진행이 더뎌지면서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그러나 경찰이 국과수에 감식을 맡긴 ‘약물 투약’ 조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오면서 또다시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시에 후배 K와 A양의 대화가 남긴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일부가 공개, A양의 ‘10억 요구설’까지 대두되면서 여론의 움직임이 다시 박시후를 향한 동정론으로 돌아섰다. 당시 공개된 내용에는 “재미있게 잘 놀았으면 됐다”는 A와 “클럽에 가자”는 K의 대화가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박시후의 경찰조사 후 A양이 지인 B씨 나눈 충격적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사건 직후인 지난달 15일 오후 B양은 A양에게 “(이번 건은) 큰 건이니 합의금으로 10억원을 요구하라”, “이번 기회에 돈을 확실히 받든지 박시후를 추락시켜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진실 공방이 점점 더 치열해진 가운데 원만한 합의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A양이 K씨와 나눈 대화 및 이번 사건과 관련 지인들과 나눈 각종 대화들이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 관계자는 “성폭행 관련 사건의 경우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정황 증거, 피해자와 관계자의 진술 등 다양한 것들을 참고하는데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며 “피해자의 신체에 난 상해, 사건 전후 관련 상황, 주변 진술 모든 것들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같은 경우 고소인이 고소 후 사건 당사자 및 관계자와 어떤 태도로, 어떤 교류를 나눴는 지가 중요한 판단의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