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와 2AM, 다비치, 포맨 등 2008년에 데뷔한 가수들이 비슷한 시기에 차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데뷔 후 5년 동안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들 만의 경쟁력과 영역을 확고하게 만들어가는 중이다.
● 샤이니, 정석을 걷는 아이돌
2008년 5월 데뷔한 샤이니는 SM엔터테인먼트 출신 아이돌 가수의 정석을 착실히 밟으며 성장했다. 데뷔 초에는 ‘누난 너무 예뻐’ ‘산소같은 너’ ‘줄리엣’ 등 비교적 가볍고 상큼한 이미지로 어필하다 ‘링딩동’을 시작으로 ‘루시퍼’와 ‘셜록’, 최근 ‘드림걸’까지 강렬하고 스케일이 큰 음악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매번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세련된 스타일링과 완벽한 무대 퍼포먼스,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선보였고, 예능 출연도 어떤 팀보다 활발했다. 멤버 종현이 배우 신세경과 교제 사실이 알려지긴 했지만 대체로 사생활 관리도 매우 철저한 편이고 외부로 드러나는 모습은 늘 유쾌하고 밝고 건강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유지했다.
최근 ‘드림걸’ 쇼케이스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중들의 오해에 대한 생각이나 실제 모습을 얘기해 달라는 물음에 “내 나이 또래들처럼 장난기가 많다”고 말할 정도다. 질문의 의도는 스물네 살의 톱스타로 사는 고충이나 대부분의 스물네 살들이 가진 ‘고민’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한 치의 허점이나 흐트러짐 없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샤이니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또 고민이 성공한 까닭에 이들이 정상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 2AM, 발라드 그룹의 변칙 플레이
2AM은 2008년 ‘발라드를 부르는 아이돌’이라는 콘셉트로 데뷔했다. 2PM이 댄스, 2AM이 발라드를 부른다는 지극히 단순한 발상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발라드를 부르는 아이돌은 2AM 유일하다는 것은 이 콘셉트가 성공하기 쉬운 길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우리 가요계에 3~5인조 보컬 팀들은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음악 자체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2AM은 예능과 드라마 등 다른 영역에서 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발라드 가수들이 예능에 출연하지 않는 이유는 팀의 이미지 때문이다. 감성적이고 애절한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가 예능에서 웃음을 주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2AM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잡아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소위 ‘깝’을 치며 대중성을 얻고 2AM의 노래를 세상에 알리는 결과를 냈다.
예능에서 활약이 앨범 활동과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이들이 가수와 예능의 이미지를 완전히 분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2AM은 새 앨범 ‘어느 봄날’ 쇼케이스에서 “이번 활동에서 수도꼭지처럼 TV를 틀면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2AM은 대중들이 자신들에게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 다비치, 색깔없는 것이 색깔
2008년 ‘미워도 사랑하니까’로 데뷔한 다비치는 활동방식에서 예능 프로그램에는 비교적 출연을 자제하고 멤버 강민경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점을 찾기 어렵다.
음악적인 색깔도 마찬가지다. 멤버 이해리의 가창력을 앞세운 애절한 감성 발라드를 주로 발표해 왔지만 소위 뽕 댄스로 불리는 쉬운 멜로디의 댄스곡들도 다수 발표해 큰 사랑을 받았다. 다비치의 음악에 색깔이 분명치 않다고 느껴지는 것은 이들의 음악과 활동이 철저하게 대중성이라는 포인트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비치는 10~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아이돌 가수들과 달리 전연령층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주로 불러왔고 이 같은 전략은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가장 대중적인 선택이라는 방향성은 지금까지 함께 작업한 작곡가들만 봐도 쉽게 발견된다. 지금까지 조영수, 안영민, 방시혁, 김도훈 등이 지금까지 다비치의 노래를 써왔다.
최근 공개된 신곡 ‘거북이’는 지난해 가장 많은 히트곡을 쓴 이단옆차기의 곡이며 3월 중 공개될 정규 앨범에는 조영수, 안영민을 비롯해 ‘미워도 사랑하니까’를 쓴 바이브 류재현, ‘안녕이라고 말하지마’의 전해성, 정석원, 강현민, 최규성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포맨, 공연으로 승부수
1998년 윤민수를 주축으로 결성한 포맨이 현재의 신용재, 김원주, 영재로 멤버를 확정한 것은 2008년이다. 포맨은 보컬 그룹의 전형적인 형태로 활동을 펼쳐온 팀이다.
신용재가 ‘불후의 명곡’ 등을 통해 큰 활약을 펼치며 포맨의 이름을 알리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지만 김원주, 영재의 경우 방송활동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대신 포맨은 꾸준히 OST에 참여하고 디지털 싱글보다는 앨범 형태의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포맨이 최근 몇 년간 집중하는 것은 공연이다. 2011년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화이트데이 콘서트, 연말공연 9회 공연 등 공연으로 꾸준히 팬들과 만나고 있는 것. 최근 정규 5집 파트1 ‘실화’를 발표한 포맨은 전국투어를 준비중이다.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대전 5월 25~26일, 부산 6월 1일, 대구 8일 등 주요 도시에서 ‘2013 포맨 콘서트 들려줄게’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이어간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