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마치 CF 공작소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막을 내리기도 전에 CF 러브콜을 받거나 종영 후 곧바로 모델로 기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허각, 존박, 강승윤이 그랬고 버스커버스커가 그랬다. ‘슈퍼스타K4’ 로이 킴과 정준영은 물론 최근엔 ‘K팝스타’ 출연자인 악동 뮤지션이 광고에 출연해 스타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장르도 불문, 톱스타로 가는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기업 광고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굳이 1, 2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외성과 화제성이 있다면 가장 매력적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왜 광고주들은 이처럼 덜 익은 오디션 스타들을 찾는 걸까. 일단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배출됐다는 것은 객관적인 데이터에 대한 신뢰감으로 통한다.
상위권에 진출한 경우라면 화제성은 물론, 기존 스타에게서 찾기 힘든 재기발랄함과 신선함도 갖추고 있다. 그들이 방출해내는 에너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훔치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 200만 조회수 거느리며 광고계 신성으로… 악동뮤지션&라쿤보이즈
지금 ‘K팝스타’의 대세는 단연 악동뮤지션이다. 자작곡 ‘다리꼬지마’는 방송 직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음원차트를 석권했다.
이에 KT는 최근 악동뮤지션을 모델로 발탁, 그들이 자작한 CM송으로 ‘All-IP’ 광고를 제작했다. 악동 뮤지션의 광고효과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광고가 방송을 탄 직후 2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람들은 이제 ‘All-IP송’(CM송)을 듣기 위해 유튜브를 찾는다. ‘All-IP’ 동영상 조회수가 광고 영상으로는 이례적으로 조회수 360만회를 넘겼다. 앞서 대박을 친 버스커버스커의 ‘빠름송’을 앞서는 기록이다. 덕분에 KT의 소비자 인지도도 90%(KT 자체 조사)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2년 간 700억원을 들여야 얻을 수 있는 효과다.
KT는 악동뮤지션에 이어 라쿤보이즈를 후속 모델로 기용해 광고효과를 이어갔다.
이렇듯 KT는 줄곧 인지도 있는 스타에 의존하기보다 무명이나 신인을 앞세운 광고를 다수 제작해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브 어 굿 타임’ ‘쇼’ ‘집나가면 개고생’ ‘황선홍 밴드’ 등의 광고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 의류에서 자동차까지, 비주얼 덕? 로이킴&정준영
‘슈퍼스타K4’의 정준영과 로이킴은 의류 브랜드 바이크리페어샵의 TV 광고를 진행했다. 시즌 내내 잘 생긴 외모와 실력, 그리고 독특한 배경으로 화제가 됐다. 듀엣을 맞춘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는 유튜브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광고업계에서도 이 둘을 모셔가기 위해 시즌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는 후문이다.
지난 2월 공개된 촬영장 스틸컷에서는 명실상부 꽃미남 외모를 자랑했던 둘의 모습에 이미 보는 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더욱이 라이벌 구도로 경쟁을 펼쳤던 둘의 기타연주가 광고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져 기대가 크다.
또한 로이킴과 정준영은 자동차 브랜드 한국지엠의 모델로도 발탁돼 활동 중이다. 그들이 광고하는 차량은 지엠에서 야심차게 준비해 선보인 SUV, 쉐보레 트렉스다.
야심작인 만큼 한국지엠에서는 누구를 모델로 기용할지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당당히 신인 로이킴과 정준영을 앞세웠다.
이에 한국지엠 측은 “무조건 톱스타를 내세우기보다 차량 이미지에 맞는 신선하고 젊은 친구들을 기용하고 싶었다”며 “트렉스가 기존 모델을 업데이트 한 것이 아닌 완전한 신작이기에 로이킴과 정준영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이킴은 서울우유 ‘떠먹는 요구르트’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해당 요구르트는 출시 3개월 만에 일일 판매량 20만개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에 서울우유 측은 ‘슈퍼스타K4’의 우승자 로이킴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점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미션이었을 뿐인데 정식 광고로… 존박-허각
한편 코카콜라사는 존박과 허각이 ‘슈퍼스타K2’ 출연 당시 미션으로 제작한 CF를 정식으로 채택해 화제가 됐다. 존박과 허각은 2010년 9월, ‘아무로나미에와 2PM 찬성’의 코카콜라 제로 ‘Wild Health’ 광고를 그들만의 개성으로 각색해 촬영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경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