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연출 신우철 김정현)로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배우 정혜영과 이성재의 웃지못할 하소연이다. 신작에서 강한 캐릭터로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마땅히 소리 내 연습할 공간이 없어 발생하는 고충이다.
극중 두 사람은 각각 춘화관 행수 기생 천수련, 입신양명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가 조관웅 역을 맡았다. 두 캐릭터 모두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 초반부터 여러 장면에서 기 센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강한 캐릭터일수록 몰입하기 위한 연습은 필수. 하지만 이들은 각자 처한 서로 다른 상황 때문에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정혜영은 “집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없어 주차장에 내려가 차 안에서 연습하곤 한다”고 말했다.
남편 션과의 금실이 워낙 좋기로 유명한데다 실제 네 아이의 엄마인 정혜영은 “살면서 남한테 호통 치거나 큰 소리를 내본 적이 없어 초반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같은 요지의 발언을 했다.
정혜영은 “대본연습 때 나는 나름대로 세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고 말해 새로운 캐릭터로의 변신을 앞둔 진통을 언급했다. 하지만 정작 연습할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
정혜영은 “집에서 큰 소리를 내 연습을 할 수가 없었다. 중얼거리며 연습을 하니까 아이들이 좀 놀라더라”며 “결국 주차장에 내려가 차 안에서 연습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소리치면 옆집에서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렇기도 했다”며 웃었다.
데뷔 후 젠틀맨 이미지로 꾸준히 사랑받았으나 ‘구가의 서’를 통해 처음으로 악역 변신을 앞둔 이성재도 비슷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성재는 “나 역시 소리치는 장면이 많아 힘들다. 나름대로 연습도 해보는데, 몇 번은 크게 해봐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사실 방송(‘나 혼자 산다’) 보면 아시겠지만 (옆집에)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전국 공인 ‘혼자 사는 남자’ 이성재는 “소리 치고 나면 옆집에 피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공개된 ‘구가의 서’ 스틸컷에는 서슬 퍼런 표정의 이성재가 곱게 단장한 정혜영의 멱살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촬영 당시 이성재는 분노로 뒤덮여 쩌렁쩌렁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져 이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어떤 연기를 보여줬을 지 기대를 모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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