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라는 소재를 어려워하거나, 정치 자체를 피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현실적인 정치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앞으로 멜로 라인이 더 전개되니까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이 재밌게 보지 않을까요?”(이민정)
“어떤 변화를 줘야 하겠느냐고요? 잘 모르겠어요. 이제껏 변화를 준 적은 없기 때문에 처음 의도대로, 제가 생각한 대로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신하균)
배우 신하균과 이민정 등 SBS TV 수목극 ‘내 연애의 모든 것’(극본 권기영ㆍ연출 손정현) 출연진은 낮은 시청률을 개의치 않아 했다. 지난 3회 방송은 전국 기준 시청률 5.0%(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방송 3사 가운데 최하위다.
하지만 출연진 간 호흡은 좋고, 촬영 현장도 화기애애하다. 16일 경기 고양 SBS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내 연애의 모든 것’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촬영 현장에 대해 즐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이민정은 “아직 3회 밖에 방송이 되지 않았다. 시청률이 저조하지만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마니아 드라마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드라마는 딱딱한 정치 이야기가 주가 아니다. 여당 의원과 야당 의원인 두 남녀가 전국민의 감시 속에 비밀연애를 하게 된다는 독특한 설정의 로맨틱 코미디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갖는 특별한 상황으로 인해 벌어지는 두 남녀의 연애 스토리를 재기 발랄한 시선으로 풀어가고 있다. 중심인물은 보수당 의원 김수영(신하균)과 진보당 의원 노민영(이민정).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분위기다.
에피소드도 많다. 계단에서 넘어지려는 노민영 의원을 김수영 의원이 잡아주려다 자신의 가슴에 입을 갖다 대게 한 ‘가슴팍 키스’ 사건과 룸살롱에서 술판을 벌이는 의원들에게 노민영 의원이 돌직구를 날리는 장면 등 눈에 띄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신하균은 이른바 ‘가슴팍 키스’에 대해 “내가 몸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작품을 위해서 근육질 몸매를 만들지 않아서 좀 쑥스러웠다”고 부끄러워했다.
극 중 노민영 의원의 보좌관 역할로 나오는 박희순은 “룸살롱 신이 가장 인상 깊다”며 “답답함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같이 연기하면서 놀라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감탄했다. 드라마 출연이 오랜만인 그는 “어떻게 연기했는지 모니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방송을 보며 화들짝 놀란 부분이 있다”며 “신고식을 치른다고 생각하고 옆에 사람들을 보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은 엄청난 대사와 법률용어를 쏟아낸다. 이민정은 “힘들긴 하지만 대사를 하다 보면 몰랐던 재미도 찾는다. 서로 주고받다 보면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출연진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이민정의 연기를 칭찬하고 있다.
극 중 보수지 기자이자 이민정과 앙숙 관계로 나오는 한채아도 “처음 만나서 어색했지만 지금은 어색하지 않다”며 “같은 나이지만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감정과 연기력을 가진 것 같아 모니터하면서 놀란 적이 많다”고 칭찬했다. 주위에서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신하균과 비교하는 의견도 있다.
이민정은 “그건 진짜 과찬인 것 같다”며 “그런 얘기를 들을 군번은 아니다. 주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편안하게 가라고 해주는 배려가 있다”고 고마워했다.
이민정은 이날 남자친구 이병헌과 관련, 남자친구가 해외 일정으로 바빠 서운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남자친구가)지금 해외 일정이 많은데 나도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어 바쁘니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한채아는 “드라마가 한신 한신마다 정말 대사가 모두 좋다”며 “매신 마다 명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했고, 박희순도 “4회부터는 좋은 반응이 있을 거라고 믿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바랐다.
김영섭 SBS드라마 국장은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김 국장은 “모르는 사람과는 정치, 종료 얘기를 하지 말라는데 배우들이 이 작품 출연을 결정해준 게 용기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못받아도 의미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런 쪽의 이야기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의 길을 터놓으면 다음에 시청자들이 더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고양(경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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