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뮤비 심의 ‘젠틀맨’ 보다 황당한 건?

싸이의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KBS로부터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KBS 심의실은 최근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에서 주차금지 시설물을 발로 차는 장면을 문제 삼아 방송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유지만 KBS 심의실의 지금까지 뮤직비디오 심의 전통(?)을 놓고 보면 고개를 이 같은 결과가 전혀 의외는 아니다.
선정성과 폭력성이 지나친 뮤직비디오들의 경우 KBS 뿐 아니라 MBC SBS 등 방송 3사가 비슷한 정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독 KBS에는 이 처럼 다소 황당한 심의 기준이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KBS는 뜨거운 감자의 ‘팔베개’의 뮤직비디오에서 무빙워크 역주행 장면을 문제 삼아 ‘공공질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물건을 버리는 장면에 대해 ‘오물투기’라고 지적하며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2010년 가수 비의 ‘널 붙잡을 노래’ 뮤직비디오는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이 현행 도로교통법상 위법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고, 가수 유승찬 역시 ‘케미스트리’ 뮤직비디오에서 같은 지적을 받았다. 비슷한 경우로 YB(윤도현 밴드)의 ‘아직도 널’ 뮤직비디오는 차도 위에서 노란 중앙선을 밟고 촬영 된 탓에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효리의 노래 ‘치티치티 뱅뱅’ 뮤직비디오의 경우 이효리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트럭을 운전하는 장면을 문제가 돼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KBS의 이 같은 심의 기준에 대해 상당수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KBS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표현할 수 있는 연출이 뮤직비디오에서만 제재 대상이 된다는 것은 동일한 창작물에 대한 이중잣대라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KBS 홍보실 관계자는 “지금까지 KBS의 뮤직비디오 심의는 원칙대로 예외 없는 기준을 적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