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연기’는 중국 인터넷 TV 사이트 유쿠가 제작하고 4인의 아시아 감독 김태용, 차이밍량, 구창웨이, 허안화가 연출한 옴니버스 장편영화 ‘Beautiful 2012’의 에피소드 중 한 편이다.
31일 공개된 포스터에서 공효진은 수줍게 미소지으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박희순은 웃음기 없이 진지한 표정이다. 조금은 어색하게 사진을 찍고 있는 둘의 모습은 서울 여자 ‘영희’와 제주 남자 ‘철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100% 제주 올로케로 진행된 이 영화는 제주남자가 결혼을 바라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서울에서 여배우를 고용해 가짜 피앙세 역할을 부탁하며 벌어지는 엉뚱한 소동을 담았다.
공효진은 서울 여자 ‘영희’로 분해 특유의 엉뚱하지만 능청스러운 연기를 사랑스럽게 선보였다. 특히 판소리 ‘춘향가’ 중 한 대목인 ‘갈까부다’를 실제로 열창한 장면은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촬영 전 10시간의 맹연습으로 완성된 공효진의 ‘갈까부다’는 초보자라곤 믿을 수 없는 수준급 실력을 자랑했다는 후문이다.
박희순은 상처받은 제주 남자 ‘철수’로 분해 순박하고 성실하지만, 가슴 깊이 상처를 지닌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평생 원망했지만, 그런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거짓말까지 불사하는 착한 심성의 철수를 완벽히 연기했다.
제36회 홍콩국제영화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서 선보인 이후 단독으로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