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송승헌은 외롭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게 외롭지는 않다”고 답했다. 드라마 시작 전 제작발표회에서 “결혼 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던 그의 생각은 드라마가 끝나고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했다.
“어릴 적 친구들 모두 결혼했다. 친구들 보면 그들의 가정생활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안고 있는 책임감들을 보게 되고 난 결혼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다. 얼마 전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하나같이 와이프에게 허락받고 오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 결혼이란게 쉬운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20대와 30대, 결혼 후 1년, 2년이 지날수록 그 무게와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처럼 보인다.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와이프와 평범하게 사는 걸 생각해보지 않은건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게 쉽지는 않다는걸 누구보다 잘 안다. 외롭다는 느낌. 잘 모르겠다. 어릴 적 친구들을 종종 만난다. 그들을 만나면 나는 배우도, 한류스타도 아닌 그냥 내가 된다. 그래서 외롭다는 느낌을 잘 모르는 것 같고 결혼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는 애인보다 친구가 좋다는 부류의 남자다. 이 때문에 예전 여자친구들과 다툼도 있었을 정도란다. 연애 자체에 다소 신중한 편이다. 그건 첫사랑에 대한 경험 때문이다.
“사실, 고등학교 때 첫 사랑을 만나 번개가 치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 그런 느낌이 있던, 그걸 넘는 느낌을 주는 사람과 지금까지 몇 번 교제를 했다. 연애를 하려면 당연히 그런 짜릿한 느낌이 상대방에게도 있어야 했다. 그래서 남들에 비해 사랑을 해본 횟수가 많지 않다. 가끔은 나 혼자만 좋아하기도 하고… 그럼 이뤄질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송승헌이 연기한 한태상은 순애보라는 말로 부족해 미련하고 측은할 정도의 남자였다. 실제 송승헌 역시 사랑에서는 다소 미련한 스타일이다.
“그 정도로 미치지 않고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나. 작가님과 PD님도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나도 누군가를 좋아하면 슈퍼맨이 되는 걸 경험해봤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잠을 안자고 밥을 안 먹어도 됐었다. 그래서 사랑은 참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송승헌을 거절한 여자도 있냐고 묻자 “한 두번 정도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까지 여차 친구들은 모두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났다고 한다. 한 번쯤 번개가 더 친다면 이 남자의 결혼 소식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영영 송승헌의 하늘에 번개가 치지 않고, 그가 슈퍼맨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도 너무 아쉬운 삶일 테니.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