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씨스타, 애프터스쿨, 달샤벳은 모두 ‘건강한 이미지’라 스스로를 PR하며 다소 선정적이라 비춰지는 본인들의 섹시 이미지를 말로써 중화시켰다. 걸그룹들이 잇달아 컴백하며 대중에 각인되는 바로 그 ‘이미지’만을 봐주지 말 것을 당부하며 말이다.
하지만 시각적 이미지는 그녀들의 노림수보다 더 강렬하게 대중에 각인됐다. ‘기브 잇 투미(Give it to me)’로 화려하고 강렬한 무대를 소화하고 있는 씨스타는 탄탄한 다리가 분명 강조된 안무를 선보이고 있으며, ‘첫사랑’으로 컴백한 애프터스쿨은 폴 댄스로 여성미를 강조하고 있으나 여전히 대중에게는 섹시함으로 비춰지고 있다.
‘내 다리를 봐’의 달샤벳 또한 파격적인 안무와 의상으로 연일 화제다. 탈부착이 가능한 치마를 떼었다 붙였다 하며 엉덩이를 흔드는 게 이른바 ‘먼로춤’의 안무 포인트. 기존 달샤벳의 발랄함이 음악으로써 유지되고 있다고 보기엔 확연히 성숙해진 느낌이다.
많은 걸그룹 혹은 여가수들이 섹시 컨셉을 택하는 이유는 그것이 대중에 가장 쉽게 각인될 수 있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도 나도 섹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다 보니 대중은 더 강렬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같은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려다 보면 더 과감한 노출 혹은 이미지가 필수가 된다.
가령, 4년 만에 댄스곡으로 컴백한 아이비의 경우 ‘아이 댄스’로 성숙함을 강조하려 했지만, 후배 걸그룹들의 섹시 융단폭격을 받고 보니 오히려 섹시 경쟁에서는 결과적으로 그 수위가 어정쩡한 셈이 됐다. 더 강력한 한 방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섹시 열풍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눈과 귀가 즐겁다”고 하지만 경쟁적으로 선정적인 이미지로 돌아오는 이들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 “이러다 다 벗고 나오겠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섹시의 대안은 없을까. 결국엔 자기만의 독특한 영역과 컬러를 띄는 것이 답이다. 일례로 포미닛의 경우, 데뷔 초에 비해 오히려 노출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자신들만의 색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이름이 뭐예요?’의 경우 섹시를 배제하고도 성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걸그룹 최고의 섹시녀로 일컬어지는 현아 역시 섹시 이미지보다는 점점 포미닛의 색을 입어가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섹시 컨셉이 주는 강렬함이 아닌 통통 튀는 느낌을 줌으로써 오히려 더 유니크하게 받아들여지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써니힐 역시 섹시에 역행하는 복고 포인트로 돌아갔다. 최근 발표한 ‘만인의 연인’은 폴카 리듬을 신세대풍으로 풀어냈는데, 섹시 걸그룹 대전에서도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밖에 7월 컴백을 앞둔 2NE1 또한 6월을 후끈하게 달군 걸그룹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