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2013년 상반기, 지상파가 크게 ‘출생의 비밀’과 같이 진부하면서도 시청률을 보장하는 드라마 코드를 답습하거나 잘 나갔던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작’이었다면 케이블은 다양한 소재들로 참신한 시도를 앞세워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시기였다.
케이블 채널 개국 초기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주로 사용했던 자극적인 ‘19금 콘텐츠’는 오히려 역으로 작용해 지상파보다는 한 수 아래라는 편견을 심어주는데 일조했다. 여기에 지상파에 비해 시청층이 한정된다는 제약과, 뒤늦게 드라마 시장에 뛰어든 케이블이 초반 ‘B급 배우가 출연하는 지상파 보다 못한 드라마’라는 찬밥신세를 당하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2012년 하반기 ‘응답하라 1997’의 성공이 의의가 있었던 것은 이러한 케이블 드라마에 대한 대중들의 편견을 과감하게 깨버렸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7’로 인식을 전환시키는데 성공한 케이블 드라마들은 상승의 분위기를 타고 2013년 상반기 움츠러들었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사진=tvN |
상처받은 10대들이 음악을 통해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내용을 담은 Mnet‧tvN ‘몬스타’는 듣기에도 생소한 뮤직드라마라는 장르에 주연배우들 또한 비스트의 용준형과 신인배우 하연수를 내세워 처음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작품. 하지만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그 안에서 통통 튀는 입체적인 인물들과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어우러진 노래들은 볼거리를 선사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재 평균 2.4%, 최고 시청률은 3.1%까지 치솟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금녀의 구역’ 군대를 배경으로 한 tvN ‘푸른 거탑’은 시트콤과 정극의 장점을 절묘하게 접목시킨 드라마다. 군 생활 중 쉽게 접할 수 있는 일화들을 사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면서 남자 시청자들 뿐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감각적인 연출과 탄탄한 대본, 그리고 출연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푸른 거탑’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으며,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연장에 시즌2 제작까지 확정지은 상태다.
OCN ‘특수사건 전담반 텐2’(이하 ‘텐2’)와 ‘더 바이러스’는 케이블이기에 가능한 소재를 이용해 만들어진 드라마의 대표적인 사례다. 마니아층을 위한 작품이라고 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높은 완성도는 드라마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더 바이러스’는 치사율 100%인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특수감염병 위기대책반의 활약을 그린 작품. JTBC ‘세계의 끝’과 함께 국내에서 처음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다룬 재난드라마다. 비록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긴 했지만 바이러스가 퍼져가는 긴박함 속에 펼쳐진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강력 범죄를 파헤치는 특수사건전담반의 이야기를 담은 ‘텐2’는 국내 수사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이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우음도 살인사건)을 통해 리얼리티를 높였으며, 인물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 극에 몰입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사진=CJ E&M |
이처럼 케이블 드라마가 선전하는 이유는 지상파보다 소재나 영상, 캐스팅 등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시청률에 연연해 정형화된 구조와 소재, 예측 가능한 전개를 흥행 공식을 따라가기보다는, 아직 도전하지 않은 신선함을 추구한다. 여기에 CJ라는 거대 기업의 아낌없는 투자와 쪽 대본 없는 반 사전제작시스템 역시 케이블 드라마가 선전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지난해 800억을 웃도는 드라마 제작비용을 투자했고, 30%이상 드라마를 찍은 뒤 첫 방송을 해 쪽 대본과 생방송에 가까운 편집의 폐해를 줄이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의 재발견 또한 케이블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다. 이진욱과 조윤희는 ‘나인’을 통해 배우로서의 전성기를 누리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몬스타’의 하연수와 강하늘 역시 차세대 라이징스타로 부각되고 있다.
반짝였던 상반기만큼 하반기 출격을 앞둔 작품들 또한 심상치 않다. 먼저 ‘응답하라1997’의 시즌2가 ‘응답하라1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