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대전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괴물 신인들이 있다. 바로 오디션 스타들이다.
이들은 데뷔를 위해 전쟁 같은 경쟁을 거치고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해도, 데뷔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 중 돋보이는 스타성으로 이례적인 행보를 걸었던 이가 있다. 케이블 채널 Mnet ‘슈퍼스타K2’의 션리(26)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때 화제성이 조금 있었던 걸 제작진 분들이 잘 봐주신 것 같아요. TOP11에 올라 생방송하는 친구들 외에 김보경씨도 있었고 대중들의 관심이 많이 쏠린 상태였죠. 앞으로의 거취를 결정하기 전까지 단발로 삼 개월 정도 준비했어요. 그런데 첫 데뷔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워요. 삼 개월 만에 너무 빨리 나와서 그런가, 제가 생각해도 그땐 헝그리 정신이 다른 친구들보다 부족했던 것 같아요.”
엠넷의 관리를 받던 그는 새로운 소속사를 찾았다. 그러나 자신의 색깔과는 맞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했다. 이후 홀로서기를 선언했으나 역시나 쉽지 않았다. 직접 매니저, 코디 역할도 도맡아 해야 했기에 음악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시행착오는 큰 교훈을 줬다. 앞서 느끼지 못한 ‘헝그리 정신’을 배우며 정신적으로 성숙된 시기였다. 단역으로 광고에 출연하고, 지하철 공사 같은 막노동에도 뛰어들었다. 전철의 선로 공사를 하던 중엔 음악을 하기 위해 소위 ‘투잡’을 뛰는 이를 만났고, 많은 교훈을 얻었단다.
“사실 수입원이 없어서 저도 돈을 벌어야 했죠.(웃음) 생산 활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관념도 있었고요. 저 같은 상황에 놓인 친구들은 다 일을 하더라고요.”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사그라지는 대중들의 변화는 견디기 힘들다. 서글프다면 서글픈 무명시절을 견디게 해준 건 주변 지인들의 힘이 컸다. 그중 중학교 동창이자 배우 이장우의 말이 가장 와 닿았다고.
“중학생 때부터 장우는 스타였어요. 지금 얼굴이 중학교랑 똑같았으니 말이죠. 인기도 굉장히 많았고 옆 학교에서도 알 정도로 인기가 상당했어요. 덕분에 제 외모가 빛을 못 봤죠.(웃음) 소속사에 나오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 그 친구한테 자문을 많이 구했어요. 그 친구도 오랜 무명생활 끝에 지금의 인기를 얻어낸 거잖아요. 저한테 ‘하는 일 만족해하면서 너도 그렇게 살기 원한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다보면 기회가 온다’는 얘기를 해줬어요. 그 얘기를 듣고 친구인데도 롤모델로 삼고 싶어지더라고요.”
롤모델을 언급하자면 ‘슈퍼스타K’ 시절 심사위원으로 인연을 맺은 윤종신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다재다능한 능력이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라고. 윤종신처럼 아티스트적인 점을 인정받으면서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약하고 싶단다.
“처음 앨범을 냈을 때 그때도 신문사 돌면서 인터뷰를 했어요. 역시 저의 롤모델인 윤종신 선생님의 말을 빼놓을 수 없었죠. 보란 듯이 잘 되고 싶었던 패기를 보인 건데, 오해를 하신 것 같아요. SNS에 ‘복수하고 싶으면 제대로 떠서 나타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해명하고 싶었고, 나중에 뵈면 사과를 꼭 드리고 싶어요.”
6월 가요대전에 출사표를 던지는 그는 부담보다는 진득한 기다림을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땅에 묻혀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 속에서 나오고 싶은 마음뿐이
“가요대전이라는 말을 실감해요. 대형 가수들의 컴백이 줄줄이 쏟아졌고, 오디션스타들의 선전도 대단하죠. 어느 정도 부담은 물론 되지만, 저 역시 음악으로 승부를 볼 생각이에요. 이번 앨범을 통해 다음 앨범도 기다려지는 그런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당장의 꿈은 아니지만 자작곡도 꼭 선보이고 싶답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소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