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약’(藥)은 이중적인 모습을 지녔다. 병든 몸을 치료해주기도 하지만, 부작용으로 사람을 해(害)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가 살인을 저지른다면 어떻게 될까.
약의 부작용 때문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의사와 환자의 대결을 그린 영화 ‘사이트 이펙트’(Side Effects,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제작 스콧 Z. 번스)는 살인을 저지른 주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약의 효과만 믿고 처방한 의사의 잘못인지,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은 환자의 잘못인지.
‘사이트 이펙트’는 약의 부작용, 특히 현대인의 고민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우울증 약에 대한 부작용을 중점으로 다뤄 현실감을 높였다. 또한 이 사회에 너무도 만연한 우울제 보급과 유행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다.
한 알의 우울증 약으로 시작된 주인공들의 숨 막히는 심리전을 그린 영화 ‘사이트 이펙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사이드 이펙트 포스터 |
우울증 환자 역을 맡은 루니 마라의 연기력은 행복과 분노를 오가며 공포영화 못지않은 오싹함을 안긴다. 아무리 몽유병으로 인해 무의식 중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그녀의 연기는 너무도 섬뜩하다. 또한 약의 부작용으로 극심한 감정기복을 섬세하게 표현해 거짓인지, 실제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그런 그녀에게 약을 처방해준 의사 역의 주드 로 역시 한 순간의 실수로 인생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좌절의 심정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영화의 키포인트는 루니 마라와 주드 로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이다. 살인이라는 죄를 벗기 위해 두 사람이 보여주는 연기는 팽팽한 끈을 양측에서 당기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끊어질 듯한 긴장감과 조금 놓았다 당겼다는 하는 세밀함이 영화 전체를 지배한다. 여기에 사건의 실마리를 조금씩 제공하는 주변인들의 모습들 역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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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