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사람들은 위기에 처하거나 심리가 불안정해지면 이를 통제해줄 마스터를 찾곤 한다. 물론 마스터 덕분에 기분이 한결나아질 수 있겠지만, 극단적인 경우에는 자아정체성까지 잃을 수 있다. 결국 마스터가 주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냐에 따라 그를 전적으로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한다.
영화 ‘마스터’(The Master,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프레디(호아킨 피닉스 분, Joaquin Phoenix) 역시 이 고민 때문에 혼란스러워한다. 그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코즈의 창시자이자 마스터로 통하는 랭케스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분, Philip Seymour Hoffman)와 끊임없는 밀고 당기기로 고뇌한다. ‘마스터’는 세계2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정신적 외상 때문에 방황 중인 프레디와 그를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는 도구로 이용하며 한편으로는 도움을 주려는 랭케스터의 조용한 대결로 볼 수 있다. 특히 ‘당신은 누구를 믿고 의지하는가’라는 문구가 강조된 포스터가 이미 영화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위기와 불안에서 자신을 구원해줄 마스터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영화 ‘마스터’가 스크린에 등장한다. 사진=마스터 포스터 |
모래 위 너무도 자유로운 프레디의 모습이 먼저 공개돼 관객들은 당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는 프레디가 과거를 회상하는 역순행구조로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불안정했던 그가 어떤 과정으로 이처럼 자유로워졌는지가 자세하게 구성돼 흥미를 더한다.
프레디로 완벽하게 분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감탄 그 자체다. 불안감에 떠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높이는가하면, 마스터로 인한 변화에 대한 확신으로 행복하며 섬뜩함을 안기기도 한다. 그런 그에게 완벽하게 매료된 랭케스터 역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주인은 본인이라는 교훈을 주며, 마스터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프레디의 불안은 보는 이들과 공감할 듯 말 듯 거리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오는 7월 11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