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tvN ‘대학 토론배틀4’ 런칭을 앞두고 프로그램의 MC인 오상진의 특강이 열렸다. 100여명의 대학생들을 초청한 이날 강연은 ‘너를 위한 MSG(메시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예정된 20분을 넘겨 40분간 오상진이 전달한 이야기는 이날 모인 대학생들과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오상진은 “어렸을 때 울산에서 지냈는데 사택에 테니스 코트가 있었다”는 등 자신의 성장환경을 설명하더니 “1998년 대학에 입학해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같은 대학생활을 꿈꿨지만 현실은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으로 강의를 듣지 않았던 이야기, 낮술을 마신 이야기, 남자만 있는 동아리를 선택해 실망했지만 복학생이 된 후 편하게 지냈다는 이야기 등을 쏟아냈다. 결론은 “동아리 선택을 잘하라” “여학생들은 복학생들에게 잘해줘라”였다.
면접 경험담에서도 비슷한 형식의 강의는 계속됐다.
그는 “면접비 3만원을 받아 삼겹살을 먹곤 했는데 택시를 타서 4만원이 나왔다” “MBC에 입사한 이유는 특파원이 되기 위해서였는데 기자만 특파원이 된다더라” “면접 때 싸우고 나왔다”는 다소 피상적인 에피소드들을 나열했다. 그리곤 “면접에서는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결론을 냈다.
이날 강의에서 자신의 단편적인 얘기들만 펼쳐놓던 오상진은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 주관이 필요한 것 같다”는 메시지로 강의를 마무리 했다.
실제로 이날 오상진은 20여분의 강의조차 충실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들어왔다. 준비가 없는 강의다 보니 이야기는 짜임새 없이 진행됐다. 결국 중언부언을 하다 40분을 넘기게 된 것.
앞서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인 남궁연이 핵심적인 메시지와 함께 임펙트 있는 강의를 한 것과는 대조돼 더욱 부실하게 보였다.
남궁연, 오상진의 강의 직후 이어진 대학생들의 질의에서도 두 사람의 강의에 대한 대학생들의 평가가 드러나는 듯 보였다. 질문은 남궁연에게 주로 쏟아졌다.
프리 선언 후 ‘댄싱9’ 등 이제 갓 프로그램을 맡기 시작한 오상진이 취재진을 초청한 공식행사에서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빈축을 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대학토론배틀’에는 그간 3천여 명의 국내외 대학생들이 출전했으며, 2010년 성신여대, 2011년 연세대, 2012년 서울대가 각각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대학 토론배틀’ 시즌4는 28일 오후 5시에 첫 방송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