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안하나 기자] 배우 하정우 이름 앞에는 ‘명품배우’ ‘연기파 배우’ ‘믿고 보는 배우’ ‘흥행보증 수표’ 등 어느 수식어가 붙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중들에게 하정만의 연기력이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하정우는 ‘추격자’ ‘국가대표’ ‘러브픽션’ ‘베를린’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했고, 그 결과 작품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인식됐다. 또한 신인감독을 스타감독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공식까지 생겼고, 이에 그와 호흡을 맞추고 싶어하는 감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또한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를 깨트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고 있고, 올해도 영화 ‘더 테러 라이브’ 속 앵커 윤영화로 돌아왔다. 그동안 다소 거칠고 승부욕 강한 역할들만 해왔던 하정우였기에, 그의 단정하고 지적인 앵커의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러한 우려는 싹 씻길 것이다.
사진=씨네2000 제공 |
“단독 주연에 대한 부담감은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을 하기 전에 끝냈다. 영화를 촬영 할 때는 이러한 걱정들이 사라진 뒤였고, ‘감독과 호흡을 잘 맞을까’ ‘과연 이 작품이 재미있을까’ 등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고민했었다. 오히려 부담 보다는 한정된 라디오 부스라는 공간에서 촬영을 했기에 원활하지 않는 공기로 힘들었다. 특히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 어느 순간 감각이 없어져 버리기도 했다.”
하정우는 부담은 떨쳐 버렸다고는 했지만 앵커 윤영화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긴박한 테러 상황을 전달하는 라디오 앵커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사실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성수대교 붕괴 당시 중계와 삼풍백화점 붕괴 뉴스를 챙겨봤다.
“윤영화는 기자 출신 아나운서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어느 정도 소식을 전달하는데 있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기존 아나운서들을 보면 톤도 높고 약간은 정제된 느낌이 드는데, 이를 그대로 작품에서 표현해 내면 지루할 것 같아 자유로움을 무기로 조금 바꿔 보았다. 라디오 경제 프로그램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참고했고, 시민과 전화, 경찰청장과의 통화는 ‘100분 토론’ 속 손석희 씨 같은 느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또 성수대교 붕괴 사건과 삼풍백화점 붕괴 뉴스를 다시 찾아보고 대사를 곱씹기도 했다.”
사진=씨네2000 제공 |
“신인감독만을 의도해서 작업을 한 것은 아니다. 어쩌다 보니...(웃음)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늘 새로운 사람이랑 작업을 할 때는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이 감독의 성향은 어떠한지, 어떠한 것을 추구하는 지 등이다. 이번에도 ‘더 테러’를 들어가기 전 김병우 감독과 이것저것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생각하고 고민했고, 다행이도 마음이 맞고 말이 잘 통해 좋은 작품이 탄생했다. 그동안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좋은 영화가 탄생했지, 나로 인해 신인감독들이 이름을 알리고 스타감독이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작품을 찍는데 있어 완벽하고 철저한 그도 유독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예매율과 박스오피스.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오기 전에 예매율 보셨냐”고 오히려 먼저 질문을 던졌다.
“영화와 관련된 사이트는 다 들어가 본다. 주식 하는 사람처럼 휴대폰을 볼 정도다. 하지만 이것도 1년에 영화가 나올 때 한두 번 이러는 것 같다. 배우에게 있어 영화를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마케팅도 영화의 흥행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에 배우도 거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진=씨네2000제공 |
그는 “‘설국열차’랑 본의 아니게 붙게 됐지만 두 작품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예언이라도 한 것일까? 현재 ‘더 테러’와 ‘설국열차’는 극장가에서 쌍끌이 흥행 중이다.
관객들이 아무런 정보 없이 극장에 갔을 때는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보는 만큼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신중을 기한다. 이후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영화를 고를 테지만, 주연배우 하정우라는 이름 석 자를 봤을 때 머리 속에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과 함께 표를 구입하게 된다. 이러한 관객들의 모습을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름 앞에 많은 수식어가 붙는 것 자체는 기분 좋은 일이다. 관객들이 나를 인정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믿고 본다’, ‘흥행보증 수표’ 라는 말이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