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궁금해 한다. 귀신, 죽음과 같은 것들이다. 기본적인 인간의 감정으로 미루어 볼 때 로코믹 호러(로맨틱 코미디와 호러가 접목된 장르)의 소재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시작이 반이다’는 말처럼 ‘태양의 주군’은 크게 히트한 SBS 수목극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후광과 ‘귀신’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첫 방송에서 합격점을 받아냈다.
할아버지의 죽은 아내가 귀신이 되어 태공실에게 찾아온 것. 태공실은 할머니 귀신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주중원과 만나게 된다. 첫 만남에서 태공실은 주중원과 접촉하자 찌릿한 느낌과 함께 옆에 있던 할머니 귀신이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주중원은 할머니 귀신과 얘기하고 있는 태공실을 보며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죽어서도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는 귀신 김미경(송민정 분)이 태공실에게 찾아오면서 다시 한 번 ‘로맨스’로의 반전을 꽤한다.
귀신 김미경의 남자친구는 ‘킹덤’ 쇼핑몰의 모델로 일하고 있는 인기 연예인 태이령(김유리 분)의 결혼상대 유명 축구선수 유혜성(진이한 분)이었던 것. ‘킹덤’이 가지고 있는 예식장에서 결혼을 하게 된 유혜성은 여자친구였던 김미경과의 둘 만의 결혼사진을 우편으로 전달받았다. 그는 무거운 마음에 여자친구와 함께 묻었던 나무 밑 상자를 찾아보지만 상자는 그 곳에 없었다.
때마침 태공실은 고등학교 동창이었던 태이령에게 결혼식 초대장을 받아 결혼식 당일 김미경의 납골당에 있던 상자를 들고 유혜성을 찾아간다. 상자 속에는 김미경이 처음 사준 축구화가 들어있었고, 그는 여자친구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며 죽을병에 걸린 것을 알고 자신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까지 자신이 그녀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유혜성은 상자를 묻었던 잔디밭의 큰 나무 밑으로 가 죽은 연인과 재회한다. 이를 본 태공실은 눈물을 흘렸고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주중원을 발견한다.
‘태양의 주군’ 첫 방송은 실감나는 CG로 처리된 귀신과 로맨스 코미디의 여왕 공효진의 ‘믿고 보는’ 연기로 기대에 부응하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드라마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도 있었다.
먼저 2011년에 방송돼 많은 인기를 얻은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독고진(차승원 분)과 주중원의 비슷한 말투다. 두 작품 모두 ‘홍자매’로 불리는 드라마 작가 홍정은, 홍미란이 작업한 것으로 주중원의 캐릭터에서 독고진이 보인다는 것이다. 강렬했던 독고진의 캐릭터가 아직도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만큼 독고진과는 차별화되는 ‘주중원’만의 캐릭터 설정이 필요하다.
또 뜬금없는 마지막 장면이 드라마 몰입을 방해했다. 마지
탄탄한 스토리와 신선한 소재가 강점인 ‘주군의 태양’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평균 시청률 20% 이상을 기록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잇는 히트작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태리 인턴기자]